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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흐름에 역행, 한국 3x3는 너무 착하다
김지용(mcdash@nate.com)
기사작성일 : 2018-03-08 10:04

 

[점프볼=김지용 기자] "3x3는 남자의 스포츠인 것 같다." 


지난 3일과 4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FIBA 3x3 아시아컵 2018 국가대표 선발전을 중계한 캐스터의 멘트는 정확하게 3x3를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 3x3는 터프한 몸싸움을 장려한다. 2017년 중국 청두에서 열린 ‘FIBA 3x3 U18 월드컵 2017’에선 경기를 지켜보던 관중들이 선수들을 향해 'Warrior'라고 소리쳤다. FIBA는 3x3에서 만큼은 격렬한 몸싸움을 지향한다. 새로운 농구 패러다임을 만들겠단 의도다.


한국에 3x3가 도입된 지 8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2010년 FIBA 3x3의 이전 명칭인 FIBA 3on3란 명칭으로 한국에서 처음 FIBA 룰에 맞춘 3대3 대회가 열렸었다. 2013년 현재의 명칭인 FIBA 3x3로 명칭이 변경되며 한국에도 FIBA 3x3가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에는 최초로 3x3 월드컵에도 출전했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의 3x3는 부족한 점이 많다. 지난 2016년과 17년 FIBA의 심판 교육을 통해 어느 정도 국제적 흐름에 맞는 판정 기조가 형성됐지만 여전히 국제 기준에 비춰보면 얌전한 것이 사실이다. FIBA는 3x3를 통해 몸싸움과 스피드를 장려하고 있다. 웬만하면 휘슬이 나오지 않는다. 그동안 KBL이나 KBA의 규칙에 적응된 선수들로선 당황스러울 법하다. 그런데 이 추세가 국제적 추세다. 맞춰야 한다.


2017년 중국 청두에서 열린 FIBA 3x3 U18 월드컵을 현장에서 지켜봤던 기자는 당시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화면으로 보던 것과 직접 현장에서 지켜보는 3x3는 온도 차가 컸다. '저게 파울이 아니야? 저래도 돼?'라고 느껴질 정도로 심판들은 휘슬을 아꼈다. 심지어 청소년이 출전한 U18 월드컵이었는데도 판정은 터프하고, 러프했다. 당시, 한국 대표로 출전했던 문시윤은 현장 인터뷰에서 "국제 대회에서 심판 판정의 기준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우리나라보다 터프한 판정에 첫 경기에선 크게 놀랐다. 하지만 심판 판정에 빨리 적응해 심판 판정 기준의 플레이 하며 페이스를 찾았다. 그래도 한국과는 정말 달랐다"라고 말했다.


월드컵에서 직접 본 심판의 판정은 선수들의 몸싸움을 최대치까지 허용하고 있었다. 일례로 수비 선수가 의도적으로 파울 작전을 펼치기 위해 공격 선수를 강하게 터치해도 심판은 파울을 불지 않았다. 자신들이 규정하고 있는 파울의 범위 안에 속하지 않았다는 것. 국내에선 선수들이 끊임없이 항의할만한 파울도 국제무대에선 휘슬이 불리지 않았다. 그만큼 세계무대에선 터프하고, 격렬한 플레이가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얌전한(?) 농구에 빠져 세계적인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경험한 해외대회라곤 2017년 월드컵과 일본에서 펼쳐졌던 월드투어에 한 차례 참가했던 것이 고작이다. 3x3를 소비하는 일반 동호인들은 대회에서 거친 3x3 판정을 만나면 인상을 찌푸린다. 하지만 적응해야 한다. 한국 특유의 '악'소리 나는 헐리우드 액션은 국제무대에선 '절대' 통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FIBA 3x3 아시아컵 2018 국가대표 선발전 OPEN 카테고리 4강 2경기에서 나온 DSB와 남일건설의 경기는 한국 3x3의 판정과 몸싸움이 어떤 형태로 흘러가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경기다.


DSB에는 2017년 3x3 월드컵을 경험했던 남궁준수와 신윤하가 있다. 두 선수는 월드컵 때의 경험을 통해 어떻게 해야 상대를 주눅 들게 하면서 자신들은 파울을 선언 받지 않는지 알고 있다. 월드컵에서 본인들이 당했던(?) 방법을 아주 잘 활용했다. 거친 몸싸움은 상대를 충분히 도발했고, 경기는 DSB의 열세에서 접전으로 흘렀다. 


3x3 월드컵을 경험했던 DSB 신윤하는 "지금 코리아투어에 출전하는 대부분의 팀들이 너무 얌전하다. 국제 대회를 겪어보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실점하면 바로 수비가 붙어야 하는데 한국 팀들은 상대가 3점 라인 밖으로 편하게 나가도록 내버려둔다. 그런데 우리 팀은 그렇게 안한다. 왜냐하면 월드컵에서 우리가 그렇게 하다 상대에게 큰 코 다쳤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프랑스에서 한국 최초의 3x3 월드컵 멤버로 세계의 벽을 절감했던 신윤하는 "사실, 출국 전까진 편한 마음이었다. 프로 선수 출신이었기 때문에 1, 2승은 쉽게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첫 경기부터 대학생과 중학생이 경기하는 것처럼 졸전이었다. 한국에서의 판정과 월드컵에서의 판정은 판이하게 달랐다. UFC같은 느낌이었다. 상대 선수가 날 잡고 넘어뜨려도 휘슬이 나오지 않았다. 엄청 세게 부딪혀야 휘슬이 불릴까 말까였다"라고 당시 월드컵에서의 판정을 회상했다.


한국 3x3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경험담을 쏟아낸 신윤하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 심판들의 판정이 너무 유한 것 같다. 세계 추세와 달리 너무 부드럽다. 여기에 일관성도 없다보니 코리아투어가 전체적으로 유순해지는 것 같다. 세계적인 흐름에 맞게 더 터프해졌으면 좋겠다. 살짝 터치했다고 파울을 불면 한국 3x3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 것 같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난 4일 선발전을 통해 아시아컵에 출전하게 된 NYS에게 당분의 말을 잊지 않은 신윤하는 "박민수, 방덕원, 김민섭 선수가 프로를 경험했지만 자신들의 기준으로 국제대회에 임하면 큰 코 다칠거다. 한국에서 플레이 하던 기억으로 하면 절대 안 된다. 꾸역꾸역 해야 1승이라도 할 수 있다. 월드컵에서 초반에 헤매다 그나마 1승이라도 한 건 (이)승준이 형이 빨리 적응을 시켰고, 팀 선수들 모두 악착같이 몸을 날렸기 때문이다. 희생이 필요하다. 누가 하나는 거칠게 몸싸움하고, 슬라이딩도 하면서 몸을 날려야 한다. '선수 출신인데 1, 2승은 하겠지'라고 판단하면 오판이다. 한국에서 테크니컬 파울을 받겠구나 싶을 정도로 수비해야 한다. 아시아컵에 출전하는 NYS가 워낙 경험이 많아 믿고 있지만 이런 디테일한 부분을 잘 파악해서 좋은 성적냈으면 한다"라며 월드컵 선배로서 조언을 잊지 않았다.

 

 


신윤하의 말처럼 한국 3x3는 판정이 너무 온순하다. 두 번의 FIBA 강습을 통해 한국 심판들도 나름 판정의 기준을 터프하게 잡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판정에 적응하기까지 최소 1, 2경기는 걸린다. 지난해 6월 청두에서 펼쳐진 FIBA 3x3 U18 월드컵 2017에 출전했던 케페우스 선수들 역시 "판정 적응이 어려웠다. 이렇게까지 터프할 줄은 몰랐다. 2경기 정도 해보고 나니깐 적응했는데 국내에서도 이런 판정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무대에서 가장 터프하고, 상대를 짜증나고 귀찮게 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또 다른 월드컵 멤버 남궁준수 역시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과 월드컵에서의 콜이 180도 달라 너무 당황했다. 국내에서 하던 것처럼 파울을 얻으려고 했던 움직임들이 하나도 통하지 않았다. FIBA 3x3가 10분밖에 경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파울을 더 안 분다. FIBA의 의도가 그렇다. 그런데 월드컵 전, 후로도 한국의 판정은 국제무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어 많이 안타깝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FIBA의 의지는 확고하다. 3x3는 5대5와는 전혀 다른 스포츠이고, 경기 시간이 10분밖에 없기 때문에 더 다이나믹하고, 터프하게 운영하겠다는 것.


한국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3x3의 활로가 개척됐다. 월드컵 멤버들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판정의 흐름부터 바뀌어야 한다. 당장, 4월 아시아컵과 8월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은 몰라서 당했다고 해도 충분한 자료와 경험이 쌓인 현 시점에도 안이한 생각 속에 한국 3x3를 바라본다면 세계무대는 둘째 치고 아시아 무대에서도 한국 3x3의 이름은 찾아보기 힘들어질 것이다.


#사진_김지용 기자
#영상 촬영, 편집_김남승 기자, 유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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