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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그립다 그 시절!' 2000년대 영웅들 추억한 피닉스 선즈
이호민()
기사작성일 : 2018-03-04 17:36

[점프볼=미국 애리조나/이호민 통신원] 1968-1969시즌을 앞두고 밀워키 벅스와 함께 NBA에 가입했던 피닉스 선즈는 창단 50주년을 맞은 이번 시즌, 매달 흥미로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바로 10년 단위로 선즈 역사를 빛낸 순간과 선수를 기념하는 일명 ‘Decade Nights’ 행사다.

 

2017년 11월 10일(올랜도 매직戰)에는 1960년대와 1970년대를 기념했고, 12월 9일 (샌안토니오 스퍼스戰)에는 1980년대의 밤을 열었다. 그리고 지난 1월 12일 (휴스턴 로케츠戰)에는 1990년대를 수놓은 스타들을 초대해 팬들과 역사를 추억했다.

 

매 행사마다 각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의 바블헤드도 기념품으로 증정했다. 6~70년대를 대표하는 스타로는 지난해 별세한 고(故) 코니 호킨스 (Connie Hawkins)의 바블헤드가 팬들에게 선물로 돌아갔다. 호킨스는 ABA 원년에 피츠버그 파이퍼스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가 되기도 했다.

 

1980년대 바블헤드 주인공은 4차례 올스타에 선정되었던 탐 체임버스(Tom Chambers)였다. 그는 현재 피닉스 선즈의 지역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1990년의 밤’의 주인공은 바로 찰스 바클리(Charles Barkley)였다. 바클리는 1992-1993시즌, 이적하자마자 선즈를 NBA 파이널로 팀을 이끈 스타였다.

 

바블헤드는 선착순 5,000명에 한정해서 나누어주는 이벤트였는데 경기장 개장 몇 시간 전부터 팬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히트상품이었다.

 


3월 2일에 있었던 오클라호마 씨티 썬더와의 홈경기에서는 ‘2000년대의 밤’ 행사가 열렸다.

 

‘7초 이하 (Seven Seconds or Less)’의 속공 전술로 현대농구의 판도를 뒤바꾼 주역들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바블헤드의 주인공은 역시나, 당연히 2차례 리그 MVP에 빛나는 스티브 내쉬 (Steve Nash)였다. 2000년대를 이끈 돌격대장의 인기는 중고거래장터에서도 입증되었는데, 이 날 무료로 증정되었던 내쉬 바블헤드는 경기 당일 기준 95불까지 거래가 되었다.

 

증정품을 수령하기 위한 긴 줄 옆에는 또 하나의 만만치 않게 긴 줄이 있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2000년대 선즈 소속 선수들의 싸인회가 있다는 것이었다. ‘만남의 장소’격인 카지노 애리조나 파빌리온(Casino Arizona Pavilion)에서 진행되어 꼭 경기표를 구매하지 않아도 싸인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내쉬와 함께 트리오를 이룬 숀 매리언 (Shawn Marion)과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Amare Stoudemire)를 비롯해서 스테판 마버리 (Stephon Marbury), 토니 델크 (Tony Delk), 제임스 존스 (James Jones)와 같은 선즈 동문들은 오랜만에 팬들과 대화도 나누며 친절하게 싸인을 해주었다. 카지노 애리조나 파빌리온에서는 2000년대 선수들 외에도 이전세대 동문들이 걸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1976년 신인왕 출신 앨번 애담스(Alvan Adams), 바클리와 함께 뛴 리차드 듀마스(Richard Dumas) 같은 동문들이 있었다.

 


50주년의 밤 행사는 모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는 한 할아버지 팬에게 물어보니 1960-70년대의 밤에는 3차례 올스타 출신 딕 반 아스데일(Dick Van Arsdale), 1980년대의 밤에는 탐 체임버스와 1978년 신인상 수상자 출신 월터 데이비스(Walter Davis), 1990년대의 밤에는 1993년 파이널의 주역이었던 바클리, 케빈 존슨(Kevin Johnson), 댄 말리(Dan Majerle), 올리버 밀러(Oliver Miller), 마크 웨스트(Mark West)등이 싸인회에 참석했다고 귀띔해주었다.

 

줄을 서있는 사람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1990년대의 밤’ 싸인회는 아침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 팬들이 너무 많아서 싸인을 받지 못하고 돌아간 팬들이 수두룩했다며 아쉬워 했다.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시카고 불스에 대항해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던 1990년대 선즈 팀에 대한 연고지 팬들의 진한 향수가 느껴졌다.     

 

1쿼터가 시작될 무렵 ‘2000년대의 밤’ 기념 영상이 상영되었다. 2000년대를 열었던 ‘2K 백코트’ 제이슨 키드(Jason Kidd)와 앤퍼니 하더웨이(Anfernee Hardaway)의 화려한 투 가드 플레이, 마버리-메리언-아마레의 영건시대, 2000년대 중반을 접수한 내쉬의 진두지휘, 선즈 빅맨들이 스타팅 라인업 발표때 샤킬 오닐을 팔로 만든 왕좌에 태워 등장시킨 우스꽝스러운 인트로까지 선즈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명장면들을 1분 안에 꾹꾹 눌러 담았다.

 

1쿼터가 끝난 후에는 싸인회에 참가했던 2000년대 선수들이 소개되는 시간이 있었는데, 특히 스테판 마버리, 숀 매리언,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의 순서가 되자 토킹 스틱 리조트 아레나를 찾았던 만원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연고지 영웅들에게 환호했다. 그 중에서도 스테판 마버리는 손주와 함께 등장을 해서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간 세월을 실감케 했다.

 

50주년 이벤트와 리그 내 인기팀인 썬더와의 대결이 겹쳐진 빅 이벤트라서 그런지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슈퍼스타 와이드 리시버 래리 피츠제럴드(Larry Fitzgerald Jr.)와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간판 마이크 트라웃(Mike Trout)도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왔는데(에인절스의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가 피닉스로부터 15분 떨어진 템페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화제도 많이 되고 성황리에 끝난 이 날 경기였다. 

 

2000년대 선즈의 심장과도 같았던 내쉬는 현재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맡은 컨설턴트 직책 때문에 이 날 이벤트에 동참하지 못해 앙꼬 빠진 찐빵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1990년대의 밤’에는 1994년 파이널 팀을 지휘한 폴 웨스트팔(Paul Westphal) 감독이 참석했던 것과는 달리 2000년대를 이끈 마이크 댄토니(Mike D'Antoni) 감독 역시 현재 휴스턴의 감독으로 맡고 있는 관계로 참석하지 못한 점 또한 아쉬웠다. 하지만 ‘추억’과 ‘향수’라는 두 가지 키워드 연고지 팬들을 소환시키고,  동문 선수-팬-현역 선수라는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를 이어주며, 구단의 역사를 다시금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멋지게 기획한 피닉스 선즈 구단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사진=이호민 통신원, 피닉스 선즈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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