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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중국농구 평정한 강정수 감독 “언젠가는 한국에서 감독 꿈 이루고 싶다”
이원희(mellorbiscan@naver.com)
기사작성일 : 2017-11-29 07:29
[점프볼=이원희 기자] 한국 지도자들의 중국 진출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중국 팀들은 한국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기본기 지도 노하우와 훈련방식을 선호해왔다. 연습하는 분위기를 바꾸고 잘 끌어올린다는 평가도 있다. 이 가운데 중국 2부 리그 NBL(National Basketball League)에서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감독이 있다. 강정수(55) 감독이다. NBL 산시 울브스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점프볼은 오랜만에 귀국한 강 감독을 만나 그간의 우승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본 기사는 점프볼 2017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

중국프로농구는 흔히 CBA(China Basketball Assoiciation)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CBA만 있는 게 아니다. 워낙 인기가 좋다보니 비시즌에는 NBL이라는 서머리그 형식의 리그가 따로 치러진다. CBA 못지않게 실력도 좋고, 외국선수 수준도 높은 리그다. 강정수 감독은 NBL의 지배자다. 정규리그 3년 연속 우승, 2015년과 2017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구었다. 그가 이끄는 산시 팀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21승 5패로 1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서 충칭과 후난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는 챔프전에서는 안후이를 4승 1패로 꺾으며 샴페인을 터트렸다. 흥미롭게도 올 시즌 그와 꽃길을 함께 걸은 인물은 바로 KBL 출신 트로이 길렌워터(29)였다. 고양 오리온, 창원 LG 등에서 뛰었던 길렌워터는 챔프전 5경기에서 평균 40.6득점 14.0리바운드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기며 우승을 안겼다. 우승을 결정지은 5차전에서는 무려 54점을 기록했다. KBL에서는 ‘다루기 힘든 선수’로 악명 높았지만, 강 감독은 길렌워터와 하모니를 이루며 정상에 섰다. 우승 후 10월 한 달 간 휴식을 받고 잠시 귀국했다는 그를 만나보았다. 

Q. 먼저, NBL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중국은 농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1부 리그는 CBL, NBL은 2부 리그라고 하지만 수준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중국은 의도적으로 NBL은 여름리그로 활성화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NBL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아 이름값을 보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요. 14개 팀 중 8개 팀 정도는 투자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Q. 중국리그 특징은 어떤 것이 있나요.
중국리그는 거친 것으로 유명합니다. 페인트 존에서의 선수들 몸싸움에 관대합니다. 한국의 경우 반칙을 부는 경우가 많지만, 중국은 웬만한 몸싸움에 대해서는 반칙을 불지를 않아요. 그래서 골밑 싸움이 치열합니다. 중국은 세계 농구의 추세에 맞게 따라가고 있어요. 반칙이 너무 많이 불리면 관중들이 지루해할 수 있으니 최대한 적게 부는 겁니다. 대신 반칙을 하면 엄격하게 페널티를 내려요. 테크니컬 반칙을 두 번 받으면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요. 테크니컬 반칙이 5개가 쌓여도 한 경기를 뛸 수 없습니다. 



Q. NBL에서 많은 우승을 이루셨는데 특별한 비결이 있겠죠?
3년 동안 정규리그 우승을 이뤄냈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두 번 차지했어요. NBL에는 유럽 출신 감독들도 많은데 그 사이에서 한국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낸 것이죠. 한국만의 빠른 농구를 알렸다고 생각해요. 중국은 전체적으로 신장이나 힘을 앞세운 농구를 합니다. 처음에는 한국 스타일의 농구를 접목시키는 게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농구는 많이 뛰어야 하잖아요. 하지만 중국 선수들은 자기 기회도 아닌데 왜 뛰어야 하는지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겁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득점 기회가 나지 않다고 계속 강조했습니다. 공을 잡든, 안 잡든 서서 하는 농구는 하지 말라고 했어요.

Q. 결국에는 움직이는 농구를 만드셨군요.
네. 하지만 쉬운 과정은 아니었어요. 한국은 하나를 가르치면 바로 훈련하는데, 중국 선수들은 달랐어요. 왜 이런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부터 이해시켜야 했습니다. 계속 비디오를 틀어주면서 어떻게 훈련하는지 설명했고, 혹시라도 전술에 맞는 플레이를 한다면 바로 칭찬했어요. 한 번은 한국 팀과 경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중국 선수들이 수비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거예요. 한국 선수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요. 사람은 피가 잘 돌아야 건강하잖아요. 선수들에게는 패스가 잘 돌아야 경기가 잘 풀린다고 말했어요. 속공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면 죽어있는 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Q. 끊임없이 뛰려면 선수들의 체력이 장난 아니겠는데요.
NBL은 더운 여름에 열리잖아요.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리그를 소화하면서 체력이 좋아야 했어요. 저도 그걸 알고 체력 훈련에 주목했어요. 이번에도 선수들이 이해를 못했죠. 하지만 성적이 따라오니 금방 열심히 하더라고요. 우승을 많이 하니 팀에서도 저에게 힘을 실어줬어요. 선수들에게 감독 말을 듣지 않으려면 나가라고 했습니다. 

Q. 팀의 기강은 어떻게 잡으신 거예요?
제가 처음에 왔을 때 코치진과 선수들의 위치가 명확하지 않았어요. 모두 친구 같았습니다. 코치들이 선수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는 이것부터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선수들에게 코치를 보면 한국식으로 인사를 하라고 했습니다. 선수단에 규칙과 예절이 생기면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했고, 덕분에 성적도 따라왔어요.



Q. 근데 중국리그는 왜 도전하게 되신 거예요?
제가 기아 코치로 있었을 때였어요. 중국 팀 코치가 한국으로 유학을 왔는데, 6개월 정도 한국 농구에 대해서 배우고 갔습니다. 그 이후 칭다오 더블스타라는 팀이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올라갔는데, 한 번도 외국선수를 써 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외국선수들을 지도해 본 경험 많은 코치를 소개해달라고 했는데, 제가 가게 됐습니다. 가족들이 반대를 해서 저도 갈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칭다오 더블스타 쪽에서 계속 요청이 들어오면서 가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바람 한 번 쐬고 오자는 심정으로 갔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을 줄 몰랐네요.

Q. ‘악동’ 길렌워터와 우승을 이뤄 한국 쪽에서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길렌워터는 3점슛이 좋고 포스트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였어요. 센터와 2대2 플레이도 뛰어났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농구를 하는 선수였어요. 외곽을 살려주면서도 탄력이 좋아 리바운드를 잘 잡았습니다. 또 영리했어요. 체격이 약한 상대를 만나면 의도적으로 안으로 파고 들어갔고, 강한 애들을 만나면 밖에서 3점슛을 던졌습니다. 길렌워터의 돌출 행동이 저도 걱정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말라고 여러 번 강조했어요. 혹시라도 테크니컬 파울을 받아 벌금을 받게 됐다면, 선수 월급에서 제외한다고 했어요. 그래서인지 길렌워터가 한 번도 테크니컬 파울을 받지 않았네요.

Q. 길렌워터는 어떻게 영입하게 되셨나요?
지인이 길렌워터의 통역 겸 에이전트를 하고 있어요. 인연이 돼서 길렌워터가 우리 팀의 테스트를 하러 오겠다는 거예요. 길렌워터가 테스트를 보겠다고 먼저 얘기했어요. 마음에 들면 자기를 영입하고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말이죠. 길렌워터의 플레이를 알고 있지만, 어떤 선수인지는 저도 정확하게 몰랐습니다. 김진 전 창원 LG 감독 등 여러 분에게 길렌워터가 어떤 선수인지 설명해달라고 했어요. 공격력은 좋지만 성격은 독특하다고 하더군요. 확실히 공격력이 좋은 선수였어요. 사실 테스트를 보고 처음에는 길렌워터가 잘하는지 알 수 없었어요. 그런데 저희 팀 주전 외국선수가 감기에 걸려 경기에 뛸 수 없다고 하더군요. 방법이 없어 길렌워터를 뛰게 했는데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도 좋았고 기록도 뛰어났어요. 그렇게 해서 우리 팀에 계속 뛰게 됐습니다.

Q. NBA 득점왕 출신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도 지도하신 적이 있다고요?
칭다오 더블스타에서 1년을 함께 했죠. 맥그레이디 덕분에 농구 열기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맥그레이디를 보려고 상대팀의 관중이 더 많이 들어올 때도 있었습니다. 맥그레이디는 NBA 선수답게 매너가 상당히 좋은 선수였어요. 어디를 나가더라도 몇 시까지 들어오겠다고 약속했어요.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었어요. 하루는 재밌는 일도 있었어요. 맥그레이디가 감기가 걸려 연습 경기에 나가지 못해 벤치에만 앉아 있을 때가 있었는데, 상대팀 응원단에서 거세게 항의 했어요. 비싸게 돈을 주고 들어왔는데 그 선수 플레이를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집에 가게 생겼다면서요. 결국 맥그레이디를 출전시켰지만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죠. 경기가 끝난 뒤 맥그레이디는 관중들에게 감기가 걸려 제대로 뛸 수 없었다고 해명하고 사과했어요.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준 뒤에야 경기장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Q. 확실히 중국에는 유명한 선수들이 많군요. KBL 외국선수들도 중국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유가 있을까요.
경기에 많이 뛸 수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중국은 외국선수 2명이 쿼터당 12분씩, 4쿼터를 뛸 수 있거든요. 득점과 리바운드 기록이 좋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다른 리그로 간다고 해도 몸값이 올라가요. 또 일단 연봉 규모를 비교했을 때 중국 리그가 KBL보다 앞서요. 중국 리그는 샐러리캡 없이 마음껏 외국선수를 영입할 수 있거든요. 중국 리그는 계속 발전하고 있어요.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더 좋은 선수들이 계속 들어올 겁니다.

Q. 중국에서 많은 업적을 세우셨는데요. 앞으로 어떤 도전을 이루고 싶나요.
NBL에서 우승을 많이 했으니 1부 리그인 CBA에 가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한국 농구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죠. CBA에는 미국 감독을 비롯해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등 여러 국적의 감독들이 있습니다. CBA에 강한 인상을 남겨 한국의 감독 수준도 뛰어나다는 걸 증명하고 싶네요. 또 기회가 된다면 KBL에서 감독 생활을 한 뒤 은퇴하고 싶어요.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등 KBL 경기 영상을 구해 공부하고 있는 중 입니다. 중국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한국에서도 언제가 불러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강정수 감독은…
1962년생인 강정수 감독은 광주고, 중앙대 출신으로 국내 실업농구 기아자동차에서 가드로 활약했다. 은퇴 후에는 1997년부터 1999년까지 국내프로농구 SBS 감독을 역임했고, 2006, 2009년에는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기도 했다. 또 중앙대 감독도 역임했다. 중국에는 2008년 건너가 현재까지 프로팀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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