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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볼러 브랜드의 미래 그리고 소셜미디어
이원희(mellorbiscan@naver.com)
기사작성일 : 2017-09-06 19:09
[점프볼=김수연(농구화전문칼럼니스트)] 지난 달 점프볼에서는 소셜미디어가 NBA 드래프트 현장을 어떻게 바꿔놨는지를 전한 바 있다. 이번에는 농구화 시장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입방정’으로 유명한 론조 볼 가족은 대형 브랜드와 계약하는 대신, 자신들의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았다. 다들 ‘미친 짓’이라 비웃곤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의 생존이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소셜미디어는 그들은 새로운 홍보창구가 되고 있으며, 마케팅 포인트가 되고 있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되었던 기사입니다.

빅 볼러 브랜드는 무엇을 믿고 있나

NBA 루키 론조 볼의 가족 브랜드인 빅 볼러 브랜드 (BBB, Big Baller Brand)가 최근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유망주로 꼽히는 볼이 주요 스포츠 브랜드와 계약하는 대신 아예 가족과 함께 신발 브랜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빅 볼러 브랜드가 성공하게 된다면 앞으로 나타날 유망주들이 일반적인 경로인 주요 스포츠 브랜드와 계약하기보다 스스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유행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 20년간 대부분의 NBA 드래프트에 참가한 유망주들은 비슷한 길을 걸었다. 첫 번째로 각 구단의 워크아웃에 참가한 후 기자들을 만난다. 그리고 언론은 지명 순위를 점치고 트레이드 루머를 보도하기도 한다. 드래프트를 통해 NBA 선수가 된 선수는 이후 주요 스포츠 브랜드와 신발 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론조와 그의 가족 브랜드인 빅 볼러 브랜드 덕분에 유망주 선수들에게는 또 하나의 선택권이 생겼다.

잘 알려진 것처럼 볼과 그의 아버지 라바 또한 다른 선수들처럼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 등과 계약을 맺으려 했다. 그러나 생각한 것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았고 결국 가족 회사를 만들게 되었다. 과거에도 자신의 브랜드를 운영한 선수들은 있었다. 그러나 드래프트도 되기 전에 스스로 자신의 브랜드와 시그니쳐 농구화를 만든 경우는 없었다. 라바의 언행과 스스로 브랜드를 만든 그들 가족의 행보를 비웃는 사람들도 많지만 빅 볼러 브랜드가 사람들의 관심을 얻는 데에는 성공한 셈이다.

모든 유망주들이 볼 가족과 빅 볼러 브랜드의 모험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브랜드를 만들고 농구 선수인 세 아들만을 위해 마케팅과 투자를 하는 것은 모든 선수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늘 날 선수들이 직접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시대다. 분명 다른 선수들, 특히 유명 선수들 중에서 빅 볼러 브랜드 같은 사업을 시작할지도 모른다.

소셜미디어의 활성화 또한 빅 볼러 브랜드에게는 호재다. 론조를 비롯해 두 동생인 리안젤로와 라멜로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합치면 5백만 명이 넘는다. 이는 과거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직접 사업을 했던 스테판 마베리나 알 해링턴의 사례와 크게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빅 볼러 브랜드에게는 판매망이 없습니다. 이것이 과거 선수들이 직접 운영했던 브랜드와 다른 점입니다. 오로지 소셜미디어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죠.” 자신의 브랜드를 설립하며 미국의 유명 할인점 체인인 K-마트와 협업한 바 있는 해링턴의 말이다.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모두에게 권하고 싶을 정도죠. 하지만 일이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는다면 나이키와 아디다스, 언더아머에게 휩쓸려버릴 뿐입니다. 지금은 선수들과 팬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더 많은 선수들이 스스로의 브랜드를 만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빅 볼러 브랜드가 끼친 영향

고교농구 선수들도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다. 뉴욕의 고교 농구 선수 중에서 손꼽히는 포인트가드인 아이재아 워싱턴(미네소타 대학교 입학 확정)은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크루를 형성했고 카멜로 앤써니와 래퍼 캄론(Cam’ron)이 관심을 보이며 주가를 올렸다. 이 사례 역시 수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통해 퍼지게 되었고, 크루의 이름을 딴 해시태그(#Jellyfam)까지 생길 정도였다. 이들이 아직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크루들은 앞날에 대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빅 볼러 브랜드는 마케팅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 클래스이자 워싱턴과 함께 젤리팜 크루의 멤버인 제이본 퀴널리(Jahvon Quinerly)의 말이다. “사람들이 론조의 아버지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하고 있지만 아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앞으로 저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세상에서 하나 뿐인 브랜드니까요. 정말 특별한 일이죠.”

퀴널리만 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저는 빅 볼러 브랜드의 왕팬입니다.” 2019년 클래스의 가드 카시우스 스탠리(Cassius Stanley)의 말이다. “그들이 하는 일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라바)가 하는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요. 농담이라고 생각하죠. 저도 그렇고 주변 친구들도 언젠가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겠다고 결정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판매망 없이 시작하는 사업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손쉽게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할 수 있고 판매된 제품을 택배로 보낼 수 있는 시대이다. 또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수백만 명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마케팅 전략 보다는 다양한 채널을 통한 직접적인 행동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잠재적인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오늘 날의 환경은 스포츠 브랜드 사업에 큰 변화를 가져온 셈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빅 볼러 브랜드 같이 독립된 브랜드의 수가 늘어나고 성공을 거둔다면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대형 브랜드와 가족 회사 같은 소규모 브랜드가 서로 공존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빅 볼러 브랜드가 성공한다고 가정하면 어느 순간 다른 회사와 합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해링턴의 말이다. “주요 브랜드가 작은 브랜드를 매수하고 자신들이 만든 브랜드마냥 사업을 펼쳐나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는 이 방향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기존 브랜드의 반응은? 

그렇다면 대형 브랜드들은 이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언론의 관심 덕분에 이제는 ‘볼 가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미디어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495 달러짜리 론조 볼 시그니쳐가 실제로 얼마나 팔리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비싸도 너무 비싼 농구화와 마케팅 활동들은 볼 가족을 계속해서 뉴스거리로 만들고 있다.

“사실은 모든 브랜드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 전문 블로거 닉 드폴라(Nick DePaula)의 말이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다수의 브랜드가 라바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의 야망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들은 크게 봤을 때 빅 볼러 브랜드를 경쟁사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빅 볼러 브랜드가 벌이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죠.”

내년이야 말로 빅 볼러 브랜드는 물론 선수 스스로가 만든 브랜드 사업에 있어 정말 중요한 시기이다. 론조가 데뷔하자마자 좋은 모습을 보이고 레이커스의 주전 포인트가드가 된다면 빅 볼러 브랜드도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론조의 두 동생 또한 NBA 선수가 될 자질이 엿보이기에 빅 볼러 브랜드는 순식간에 세 명의 유명 선수를 보유하게 될 수 있다.

앞으로 라바처럼 입방정으로 마케팅을 하는 사례는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유망주들의 부모 그리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라바가 하는 행동을 모두 주의 깊게 살펴보고 배울 것이다. 이미 빅 볼러 브랜드의 사례를 연구해 비즈니스를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제 막 프로 선수가 된 아이는 벌써 자신만의 브랜드를 설립했고 그들 가족이 걸어온 길을 따라올 다른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링턴의 말이다. “소셜미디어 덕분에 스스로의 이야기를 널리 퍼트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일은 계속 벌어질 것입니다. 장담할 수 있어요.”

#사진=아디다스 제공 및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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