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공유 페이스북공유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 스크랩하기
KGC인삼공사 박재한, 사자의 심장을 품다
민준구(minjungu@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7-09-06 11:46

[점프볼=민준구 기자] 2016-2017시즌 프로농구는 어느 때 보다 큰 관심을 받았다. 이종현(모비스), 최준용(SK), 강상재(전자랜드) 등 대어급 신인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틈에서 밝은 빛을 발산한 선수가 있다. 대한민국 남성 평균 키(173cm)를 가진 KGC인삼공사 박재한(23, 173cm)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2017 아이패스배 초중고 클럽 농구대회가 한창이던 7월 18일 안양실내체육관. 미리 요청한 인터뷰에 선뜻 응해준 박재한이 구단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보자마자 느낀 것은 ‘생각보다 작지는 않다’였다. 마산 남자답게 당당한 말투도 박재한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들어간 박재한은 생글생글 웃으며 첫 잡지 인터뷰를 한 필자의 긴장된 마음을 녹여줬다. 협찬받은 이어폰을 건네주자 아이처럼 기뻐했던 박재한은 “제가 힙합 노래를 자주 듣는데 그냥 이어폰을 끼면 안 멋있더라고요. 진짜 필요했던 건데 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라고 말하며 한동안 이어폰만 쳐다봤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들어가자 박재한의 눈빛은 달라졌다. 마치 올해 챔피언결정전에서의 독기 어린 눈빛이 되살아났다.

 

Q. 농구 선수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초등학교에서 농구 동아리를 하면서 시작하게 됐어요. 취미로 시작했었는데 성적이 좋게 나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김도완 코치님(당시 마산동중)이 스카우트 제의를 하셨어요. 그 때는 동네에서 마산동중이 최고였거든요. 거기서 꼭 운동하고 싶었어요.

 

Q. 173cm면 농구 선수로는 많이 작잖아요. 그동안 어려움은 없었나요?
어릴 때부터 작다는 소리는 계속 들었어요. 그런데 코치님들이 다 똑같은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키가 작으면 못 하는 게 없어야 한다고. 그 때부터 압박감 속에서 계속 성장해 온 거 같아요. 힘든 시기였는데 프로에 와서 마인드를 많이 바꿨어요. 키가 작지만, 프로에서는 신장보다 내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다면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키가 작으면 작은 만큼 더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보는 거죠. 이걸 역발상이라고 하나요(웃음)?

 

Q. 이제까지 농구를 하면서 가장 재밌었을 때가 언제죠?
농구는 매번 할 때마다 재밌었어요. 특별나게 기억나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부상당하면 힘들다고 하잖아요. 전 그냥 아플 때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아! 중앙대 오기 전에 몇몇 대회에서 좋은 성적 거뒀을 때는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요.

 

Q. 2012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때 입학 예정자로 뛰었었죠?
네. 그 때 입학 예정자도 대회 출전이 가능했었어요. 그래서 뛸 수 있었죠. (전)성현이 형, (이)호현이 형 다음으로 제가 많이 뛰었을 거 에요.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서 정신없이 지나갔었어요. 이겼는지도 기억이 잘 안 나네요(웃음). (KGC를 이겼다고 하자) 아! 맞아요. 첫 경기가 바로 프로 형들이랑 하는 거라서 생각할 틈도 없었고 무조건 열심히 뛰자고 마음먹었던 기억이 나요.

 

Q. 시작은 좋았는데 4년 내내 중앙대 박재한은 점점 잊혀져간 거 같아요.
제가 조금 긍정적이라 그런 부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또 아쉬움이 많아야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너무 잘 나가면 금방 무너질 수 있잖아요. 밑에서부터 탁! 치고 올라가면 나중에 더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너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제가 생각해도 그런 거 같아요(웃음).

 

Q. 2016-2017 신인 드래프트는 ‘황금 세대’라는 말이 있어요. 인정받았다는 기분이 들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그런 평가를 많이 받아왔으니까 크게 놀라지는 않았어요. 심지어 중학교 때부터 같이 뛰었던 선수들이라 그런지 익숙한 편이죠. 대신 저는 신장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어요. 실력으로는 모르겠지만, 신체적인 문제가 저에겐 많이 아쉬웠던 부분이죠.

 

Q. 그래도 이번 시즌이 끝나면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는 박재한 선수잖아요.
감독님이나 형들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죠. 저 혼자서 뭘 해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Q. 챔피언결정전에서 신인 선수가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은 건 대단한 일이에요.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너무 금방 지나가서…. 그래도 큰 경험이었어요. 신인일 때 바로 챔피언결정전까지 갈 수 있는 건 대단한 일이잖아요. 그 때는 다른 생각보다 경기에 몰두하다보니까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겠다고 계속 고민했던 것 같아요. 많이 배웠고 다음 시즌에는 어떤 부분을 채워나가야 할 것인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Q. 박재한 선수의 수비가 그렇게 뛰어난지 몰랐어요. 챔피언결정전 때 많은 시간을 뛸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해요.
맞아요. 경기마다 2개 정도 했던 거 같아요(박재한은 챔피언결정전에서 경기당 2.2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그는 강력한 압박 수비를 펼치며 삼성의 자랑인 강력한 앞 선을 꽁꽁 묶었다). 솔직히 말하면 프로 선배님들이 더 스틸하기 쉬웠어요. 대학 선수들은 대부분이 작고 빨라요. 근데 프로 선배님들은 신장이 크고 드리블이 조금씩 높거든요. 그리고 나이가 있으셔서 제가 훨씬 빨라요(웃음).

 

Q. 삼성에는 주희정, 김태술 선수가 있었어요. 그들을 상대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요?
전 잃을게 없잖아요. 아직 1년차고 선배님들은 이제껏 많은 것을 보여주신 분들이잖아요.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면서 부담 없이 한 게 좋은 결과 낸 거 같아요.

 

Q. 시즌 전에 2라운드 3순위로 지명됐어요. 지명 순위에 비해서 경기에 많이 나왔어요.
전반기에는 거의 나오지도 못했어요. 키퍼 사익스부터 시작해서 (김)기윤이 형까지 프로 무대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어요.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이었죠. 그래도 계속 준비하고 있었어요. 경기에 많이 못 나올 때는 벤치에서 감독님의 스타일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계속 파악하고 있었던 게 후반기에서 제 몫을 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고 생각해요.

 

 

Q. 아직 신인이지만, 농구를 한 지는 오래됐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죠. 제가 사실 우승 경험이 많지가 않거든요. 마산동중에 있을 때는 잘하는 형들이 대부분 서울로 올라갔으니까…. (마산동중은 김기윤, 최준용 등 많은 스타 선수들을 배출했던 농구 명문이다). 학창 시절로 넘어가면 고등학교 때 우승했던 게 기억나요. 잘한다고 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청소년 대표팀으로 빠지면서 대통령기에서 우승했었어요. 종별선수권에서는 준우승을 했는데 그 때는 좀 아쉬워요.

 

Q.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어요. 박재한 선수에게도 언젠가 붙을 수식어일 수도 있어요.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부족한 면을 잘 파악했다고 보거든요. 신인 때도 전반기에 못 나갔을 때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 많이 했어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큰 신장을 가진 선수들에게 많이 고전했잖아요. 그 부분을 잘 이겨낸다면 ‘2년차 징크스’가 저를 피해가지 않을까요?

 

Q. 이제 시즌이 얼마 안 남았어요. 어떻게 준비하고 있어요?
이번 시즌은 조금 늦게 시작했어요. 운동하면서 최초로 2달 반을 쉬고 운동했거든요. 물론 그 전부터 계속 개인 연습은 했어요. 스킬 트레이닝도 받고 있고 이전에는 중앙대에서 (박)지훈이와 훈련했어요. 사실 이번이 저에게는 선배님들과 처음 갖는 비시즌이잖아요. 당연히 열심히 하고 있는데 경기에 뛰려면 (김승기)감독님께 많이 어필해야 하니까 그 부분에 중심을 두고 하고 있어요. 제 장점을 살리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 거죠. 큰 선수가 저를 막으면 힘들어 했거든요. 빨리 이겨내기 위해 드리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어요.

 

Q. 스킬 트레이닝을 따로 하고 있나 봐요.
네 맞아요. 지인 소개로 따로 배우고 있어요.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고, 버릴 건 버리고 있죠. 감독님께서도 허락해주셔서 마음 편하게 하고 있어요.

 

Q. 김기윤 선수가 돌아오면 주전 경쟁은 더 치열해 질 텐데 이겨낼 자신 있나요?
이겨내야죠!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프로 아닐까요? 실력은 밀릴지 모르겠지만, 자신감은 항상 있어야죠. 없더라도 티를 내지 않을 거 에요. 무한 경쟁이잖아요. 제가 챔피언결정전에서 뛰었던 것처럼 새 시즌에는 무슨 일이 있어날지 모르는 거예요(웃음).

 

Q. 팀 내에서 가장 잘해주는 선수는 누구에요?
주장 형님인 (양)희종이 형이요. 제가 막내다 보니까 희종이형이 잘 챙겨줘요. 많은 얘기도 해주고 전지훈련 갔을 때도 같이 자고 했거든요. 계속 보고 배우려고 하죠. 또 코트 밖에서는 그렇게 신사다울 수가 없어요. 남자에요 남자. 코트 안에서는 카리스마 있잖아요. 운동선수가 갖춰야 될 멋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에요. 코트 안과 밖이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고 할까요?

 

Q. 차기 시즌이 기대될 것 같아요. 각오 한 마디 부탁해요.
사익스와 기윤이 형이 보여줄 수 없는 부분을 보여주고 싶어요.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위해 비 시즌동안 열심히 할 거 에요. 특히 기윤이 형은 꼭 이기도록 할게요. 기윤이 형은 마산에서 중간에 서울로 올라갔어요. 한 번 올라간 선수는 마산 출신이 아닙니다(웃음).

 

 

Q. 프로 데뷔하면서 팬들이 많이 생겼잖아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제가 중앙대 시절에도 남성 팬들이 많았어요. 여성 팬들은 지훈이가 많았죠. 아무래도 잘생겼으니까요(시무룩). 제가 남자들한테 인기가 좀 있는 편이에요. 여성 팬들도 절 좋아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프로필_ 가드, 1994년 5월 29일생, 173.4cm, 마산고-중앙대

 

# 협찬_ 사운드캣
# 사진_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