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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NO.5 이정현 “우승하러 왔다!”
강현지(kkang@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7-09-06 11:22

[점프볼=강현지 기자] 롤러코스터 같은 2개월이었다. 그의 손에는 익숙했던 빨간 유니폼이 아닌, 아직은 낯선 파란 유니폼이 들려있었다. 그렇다. 챔피언결정전 위닝샷의 주인공 이정현(30, 191cm)은 이제 전주 KCC 선수다. 이적 시장에 나와 역대 최고 연봉인 9억 2천만 원(5년)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제 그는 새로운 ‘환상 조합’의 새로운 퍼즐이 됐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1. KCC의 NO.5 이정현
“왜 등번호를 5번으로 결정하셨나요?”
“특별한 뜻이 있는 건 아닌데…, 제가 홀수를 좋아해요. 5번도 잘 어울리지 않아요?”


이정현이 KCC의 유니폼을 입었다. 새 백넘버는 5. 항상 ‘3번 이정현’만 보다보니 어색하면서도 낯선 느낌이 들었다. 키퍼 사익스와 함께 한 ‘3’ 세리머니도 있지 않았던가. 이정현은 “키퍼 사익스가 만든 거라…. 이제 그것도 못해요. 새로운 걸 만들어볼까요”라며 멋쩍게 웃는다. 역대 최고 연봉을 받으며 이적했지만 아직 팀 훈련은 가져본 적이 없었다. 스킬 트레이닝과 대표팀 일정 탓이다. 그러나 안드레 에밋과 하승진 등은 “우리에게 꼭 필요했던 선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Q. ‘KCC 이정현’이 된 지 두 달 정도 됐어요. 그간 어떻게 지냈나요?
지난 시즌보다 시즌 준비에 빨리 들어갔어요. 고맙게도 팀에서도 ‘몸을 만들라’며 미국으로 트레이닝을 보내주셨어요. 몸을 만들고, 지친 몸을 빨리 회복하는데 시간을 썼어요.

 

Q. 스킬 트레이닝이었나요? 한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우선 몸을 만드는데 중점을 뒀어요. 시즌 끝난 지 한 달도 안 지났던 시점이라 몸을 회복시키고 근력 운동을 통해 힘을 올리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김)선형이처럼 빠른 스타일은 아니잖아요. 제 강점을 살리고자 했죠. 전 진짜 운동능력이 타고난 게 아니라 노력 형이에요, 노력형. 이거 꼭 적어주세요(웃음).

 

Q. KCC에는 언제 합류했고, 또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KCC와 계약(5월 25일)을 하고, 다음날 와서 감독님, 프런트 분들께 다 인사를 드렸어요. 또 미국 가기 일주일 전에 와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몸도 만들었죠. 선수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갖고 싶었어요. 얼굴을 익히려고 자주 왔었죠.

 

Q. 아직 어색한 선수가 있나요?
선수들이 정말 잘해줘요. 아무래도 어색한 건 젊은 선수들이겠죠?(웃음). 그래서 장난도 많이 치려고 하는데, 대표팀 경기를 마치고 와야 더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Q. 계약 직후에 ‘최고 연봉자’라는 수식어에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월급이 들어와 봐야 알 것 같다고 하셨었어요. 월급은 들어왔나요?(웃음)
네. 미국에 있을 때 월급이 입금됐다고 문자가 오더라고요(웃음). 책임감이 더 커졌습니다. (최고 연봉자라는)실감이 좀 더 났던 것 같고요.

 

Q. 팀 우승 보너스까지 두둑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 특별하게 사용한 곳이 있나요? 부모님께 선물을 했다든지.
FA 계약을 할 때는 집에 갈 시간이 없었어요. 계약하고 나서야 비로소 가족들과 남해로 여행을 다녀왔죠. 여행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부모님과 시간을 보냈어요. 그 외에는 특별히 할 시간이 없었어요.

 

Q. 이적 발표 후 몇 시간 만에 KCC 공식홈페이지에 이정현 선수의 프로필이 업로드 됐었어요. 그만큼 KCC 팬들도 열렬한 환호를 했던 것 같은데?
열렬한 환호를 받은 게 맞죠(웃음)? 당연히 환대해 주셔서 고맙죠. 저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셨기에 구단이나 팬들도 기대가 큰 것 같아요. 그런 만큼 저도 준비 잘해서 보답해야겠어요.

 

Q. 전태풍-송교창-하승진-안드레 에밋까지에 ‘이정현’이란 이름을 올리게 됐어요. 벌써부터 주전 라인업 두고 팬들 의견이 활발히 오가고 있어요. 본인 생각은 어떤가요?
기대되죠! KGC인삼공사에 있었을 때도 멤버가 좋았잖아요. 하지만 KCC는 팀 컬러가 다르고, 선수 성향도 달라서 또 다른 기대를 갖고 있어요. 부상 없이 건강만 잘 유지한다면 정말 압도적인 시즌을 치를 것 같습니다.

 

Q. 그런데, 등번호를 5번으로 바꿨어요.
별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았어요. KGC인삼공사에서 사용했던 3번도 남는 번호 중 하나였거든요. KCC 와서는 뭔가 3번을 달고 싶지 않았어요. (전)태풍이 형이 3번을 사용 중이기도 했고, 저 역시 새로운 마음으로 임해서 ‘KGC인삼공사 이정현’이 아닌 ‘KCC 이정현’으로 거듭나고 싶어서 바꿨어요.

 

 

2. 누군가의 롤모델
“롤 모델인 이정현 선수와 같이 (군산고의)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 군산고 이정현
“슛이면 슛, 드라이브인이면 드라이브인. 그 점을 닮고 싶다.” - 단국대 권시현
“슛이 굉장히 좋잖아요. 수비도 터프하고요. 그런 점들을 배워서 프로에 가고 싶어요.” - 고려대 김낙현
“농구를 영리하게 하는 선수 같아요. 경기를 정말 쉽게 풀어나가죠. 상대 수비 또한 잘 이용하시고요. 그런 부분을 닮고 싶어요.” - 조선대 정해원

 

최근 아마추어 무대에서는 적잖은 선수들이 인상적인 선수로 이정현을 꼽고 있다. 정작 본인은 “최고 연봉자라서 그런 것 같아요”라고 손사래치지만 이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터. ‘후배들의 워너비’가 된 이정현은 과연 누구를 바라보며 KBL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을까.

 

Q. 요즘 ‘이정현 선수처럼 되고 싶다’라고 말하는 선수들이 늘었어요.
흔치 않은 일인데(웃음). 감사하게 생각하죠. 아무래도 최고 보수를 받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그런 만큼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플레이를 좀 더 잘해야 할 것 같아요.

 

Q. 이정현 선수의 롤 모델은 누구였나요?
저는 여러 선수들의 장점을 닮고 싶었어요. 특히 스윙맨의 장점을 닮고 싶었어요. 추승균 감독님의 내외곽 플레이, LG 강혁 코치님의 2대2 등 말이죠. 아! 중·고등학교 때는 최승태 코치님(KCC)을 좋아했었어요. 정말 잘했던 선수였죠.

 

Q. 소속팀의 이정현과 국가대표 이정현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두 팀 모두 같은 마음으로 임하는 것 같아요. 항상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다만, 대표팀은 나라를 대표하는 곳이라 더 사명감을 갖게 돼요. 소속팀은 프로이기에 팬들 앞에서 경기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돼요.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대표팀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어요. 제가 늦은 나이에 대표팀에 뽑혔고, 어렸을 때부터 특출난 선수가 아니어서 노력으로 뒤늦게 빛을 본 스타일인 것 같아요. 막연하게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좋은 선수들과 경기하고, 생활하고 하는 것이 좋죠.

 

Q. 이번 대표팀은 어땠나요?
지금 대표팀에서 최고참이 됐어요(웃음). 감회가 남달랐죠. 저보다 10살 어린 97년생 양홍석(중앙대)도 있고요. 어느새 내가 이런 나이가 됐나 싶었지만, 그것보다는 팀 전체가 젋어진 것 같아요. 저와 세근이가 중심을 잡아서 잘 해보려고 해요. 세근이가 대표팀 경험이 많으니까 의지하는 부분도 있고, 어린 선수들인 (김)선형이, (김)종규 등 어렸을 때부터 대표팀을 했었다보니 잘 어울려서 생활하고 있어요.

 

Q. 대표팀에서 만난 오세근은 어땠나요?
팀에 있을 때랑 똑같아요. 세근이는 언제나 성실한 선수고, 뒤에서 묵묵히 하는 스타일이잖아요. 제가 미국 다녀와서 늦게 합류를 했어요. (양)희종이 형이 빠지면서 세근이가 더 많은 생활을 했기 때문에 주장을 맡게 됐는데, 서로 의지하면서 잘하게 됐던 것 같아요.

 

 

3. 새로운 곳에서 꿈꾸는 우승
선수들이 이적하고 뻔히 받는 단골 질문이 있다. 다음 시즌에 친정팀을 만난다면?“
지금은 전자랜드 소속인 박찬희가 KGC인삼공사를 떠나며 “선수들 습관을 알고 있다”라고 선전포고(?)했듯이 이정현에게도 같은 부탁을 했다. “다르게 준비해야죠”라고 무난한 답변을 내놓은 이정현이었지만, 단 한 사람을 견제했다. 바로 캡틴, 양희종이었다.

 

Q. 다음 시즌 KGC인삼공사를 상대 팀으로 만난다면 어떨까요?
느낌이 색다르지 않을까요. 같이 생활했던 선수들을 ‘적’으로 만나는 거니까요. 어색할 거 같지만, 오히려 안양이 더 친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데뷔 때부터 경기를 많이 치렀던 곳이잖아요. 경기 전에는 서로 인사하고 하겠지만, 정작 경기에서는 더 집중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걸 의식하면 더 안 되더라고요. 분명히 경기 전에 이슈가 될 텐데, 흔들리지 않고 준비해야죠.

 

Q. 박찬희 선수는 이적하면서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습관들을 다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었어요(웃음).
전 그런 말 안 하려고요. 희종이 형이 사석에서 그랬거든요. 에밋을 막는 것보다 절 막는데 집중을 하겠다고요(웃음). 물론 절 가장 잘 알겠죠. 감독님부터 모든 선수들이 제 습관, 장점, 단점 다 잘 알겠지만, 전 또 거기에 대비해서 다르게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Q. 매치될 양희종 선수에게 한마디 한다면?
솔직히 희종이 형 말고는 절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만약 형과 매치가 된다면 형이 노장이기 때문에 ‘젊음’으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죠.

 

Q. 만일 챔피언결정전 때처럼 슛이 터지면 어쩌죠?
‘양 커리’가 재현된다고요? 그렇다면 형이 터지고, 우리가 이기면 돼요(웃음).

 

Q. 곧 만날 KCC 팬들에게도 한 마디 해주세요.
전주 팬분들의 뜨거운 함성이 부러울 때도 있었어요. 그 큰 환호를 받고 뛴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레요. 시즌이 이토록 기다려지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어느 시즌보다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또 잘할 때뿐 아니라 못할 때도 격려해주신다면 저도 더 좋은 활약으로 KCC의 도약을 돕겠습니다!

 

Q. KCC에서 세운 목표는?
아무래도 내가 여기 온 이유는 우승이라고 생각해요. 우승하고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강해서 KCC에 왔어요.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PILOGUE. 이정현의 해시태그, #결혼 #야구
농구 선수가 아닌 ‘서른 살’ 이정현이 궁금해 그의 인스타그램을 엿봤다. 시원하게 맥주 한잔 했던 사진이 있는가 하면 귀여운 조카 사진도 있었다. 야구 관람도 취미인가보다. 기아 타이거즈에 대한 팬심이 담긴 글도 있어 농구 외적인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해봤다.

 

Q. 맥주 한 잔하시는 사진이 있더라고요. 지인들과 자주 술자리를 갖는 편인가요?
술보다 술자리를 좋아해요.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걸 좋아하죠. 술은 잘 마시는 편도, 못 마시는 편도 아니에요. 한 잔 마시면 얼굴이 빨개져서 못 마신다고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그게 때로는 장점이 단점이 되곤 하더라고요.

 

Q. 기아 타이거즈 팬이시잖아요.
네. 광주 출신이다 보니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팬이었어요. 아버지도 좋아하시죠. 지금은 자주 못 가지만 말이죠. 지금 1위에 올라있더라고요. 응원하고 있습니다!

 

Q. 시구 권유 없었나요?
시구 제의가 들어온다면 당연히 좋죠. 해볼 생각은 있는데, 아직 섭외가 없네요. 이 글 보고 섭외가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하하. 저는 김기태 감독님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워낙 팀을 잘 만들어 놓으셨잖아요. 근데 제가 은근 어깨가 약해서 던지면 100km도 안 나올 것 같아요. 상무에 있을 때 한번 던져봤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던지는 방법이 있어요, 종목마다 특성이 있나 봐요.

 

Q. 조카가 있더라고요. 아기를 좋아하는 편인가요?
사실 아기를 안 좋아했는데, 조카가 생기고 나니 정말 귀엽더라고요. 조카뿐만 아니라 친구들 아기도 봐도 너무 귀여워요.

 

Q. 결혼하실 때가 돼서 그런 건 아닌가요?(웃음)
그 이야기를 요즘 천 번씩 듣는 것 같아요. 하하. 아무래도 동기들이 결혼하고, 사랑을 받고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거기에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해요. 이번에 존스컵을 마치고 들어오는데, 세근이 아내랑 쌍둥이가 마중을 나왔더라고요.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같이 놀다 온 것 같아요. 제가 세근이 아들 지훈이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세근이랑 너무 닮아서요!

 

# 사진_문복주 기자, 대만 팽미예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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