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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를 찢고 나온 남자 ‘KBL의 강백호’ 부산 KT 김현민
강현지(kkang@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7-08-30 13:22
[점프볼=강현지 기자]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남’자가 여기 있다. 「슬램덩크」에서 “왼손은 거들 뿐”이란 명대사의 남긴 강백호. 농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불구, 무시무시한 운동능력을 앞세워 핵심멤버가 되지만 정작 기본기가 부족해 부끄러운 실수도 많이 저지르는 캐릭터다. 그 캐릭터를 쏙 빼닮은 인물이 KBL에 있다. ‘덩크슛’하면 무릎을 ‘탁’치게 하는 그 선수 있지 않은가, KBL의 강백호! 부산 KT 김현민(30, 190cm) 말이다. “덩크슛 사진 한 장 찍을게요”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덩크슛을 꽂던 그 남자, ‘만찢남’ 김현민을 만났다. (※ 본 인터뷰는 점프볼 공식 페이스북에서 팬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 DUNK # 228.6% # 도도한 여행 
김현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덩크슛. 단국대학교 시절부터 덩크슛으로 유명했던 그는 ‘강백호와 일당들’, ‘채소연과 슬램덩크’를 연상케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2012년 올스타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 김현민의 캐릭터가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다음 해에는 자신에게 덩크슛을 알려준 조성민과의 콤비 플레이로 준우승을 거머쥐었고, 2016-2017시즌에는 tvN 드라마 「도깨비」로 콘셉트를 잡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안대로 눈을 가린 채 덩크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던 그는 그렇게 두 번째 덩크왕 타이틀을 따냈다. 이러한 명품 덩크를 어찌 한 번 더 안 볼 수 있으랴. “덩크슛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다”는 취재진의 요청에 김현민은 몇 번이고 덩크슛을 꽂았다. 

“저 형은 아직 이십 대인 줄 알아요. 엄청 열심히 하죠? 신나서(웃음). 덩크슛을 워낙 좋아하니깐.” 덩크슛 장면을 촬영 중이라고 하자 한 KT선수가 남긴 말이다. 이 지면을 빌려 열정적으로 덩크슛을 꽂아준 김현민 선수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의 뜻을 전하고 싶다. 



Q. 「슬램덩크」를 보고 농구선수를 결심했다면서요?
네(웃음). 그런데 만화에서 보면 농구가 힘들어 보이지 않잖아요. 막상 운동을 시작하니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농구를 시켜 달라고 밥도 안 먹고, 학교도 안 가겠다고 떼쓰기도 했는데, 1주일 만에 생각이 바뀌었죠. 그만두기로요. 그때 부모님이 ‘네가 그럴 줄 알아서 안 시키려고 한 거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 말에 자존심이 상해서 다시 학교로 들어갔어요. 그때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죠. 아버지가 태권도, 어머니가 수영을 하셨었어요. 덕분에 체격이나 운동 능력은 타고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원래 탄력이 좋았나요? 아니면 점프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따로 하는 훈련이 있는지요? 또, 다음 올스타전에서도 덩크 콘테스트에 나선다면 보여주고 싶은 덩크슛이 있나요? (점프볼 페이스북 탁주현 님)
먼저 덩크 콘테스트는 박수 받았을 때 떠나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때 가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시즌에 ‘마지막 참가’라고 한 말이 있어서(웃음). 사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선배들이 저보고 ‘점프를 잘 못할 것 같은 종아리’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농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덩크슛을 했어요. (조)성민이 형이 스텝을 알려줬었거든요. 그날 바로 했던 거 같아요.



Q. 김현민 선수의 덩크는 조성민 선수가 탄생시킨 거네요?(웃음).
그렇다고도 할 수 있죠. 하하. 제가 전주고 있을 때 형이 후배들을 한 번 보러 온 적이 있었어요. 절 보시더니 ‘덩크슛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며 스텝을 알려주셨죠. 그리고 그 날 바로 덩크슛을 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점프가 높았었는데, 제가 덩크슛을 하는 스텝을 몰랐던 거죠. 그때 한참 레이업 스텝을 배울 때였는데, 제가 덩크슛 스텝을 어떻게 했겠어요(웃음). 성민이 형이 힘은 어디에서 주고, 스텝을 어떻게 밟는 건지 알려주셨어요. 처음으로 덩크슛을 알려주신 분이죠.

Q. 보통 시간이 지나다 보면 선수들이 덩크슛을 아끼는 경우가 많은데, 김현민 선수는 지난 시즌에만 13개를 꽂았더군요.
무리가 되니 안 하는 선수들이 많은데…(웃음). 저는 아마 은퇴할 때까지 할 거 같아요. 워낙 (덩크슛을) 좋아하니까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덩크슛이 있나요?
부산 올스타전 당시 덩크 콘테스트에서 시도했던 덩크슛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상무 가기 전대회에서도 한 번 시도했었는데, 그때는 앞에 기자님들이 있어서 실패했었거든요. 이번에는 꼭 성공시키고 싶다고 미리 동선을 말씀드렸죠. 홈(부산)에서 꽂았던 덩크슛이었고, 제가 할 수 있었던 덩크슛 중에서 최고의 덩크슛이었다고 생각해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Q. 김현민에게 덩크슛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자부심이라고 할까요? 제 생각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저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덩크슛인 것 같아요. 그렇게 연상된다는 건 잘한다고 생각하셔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웃음).

# 228.6%
228.6%,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가 된 김현민의 연봉 인상률이다. 지난 시즌 9천만 원을 받았던 김현민의 연봉이 2억 3천만 원까지 뛰었다. 2016년 역대 FA 연봉 인상률 1위를 기록했던 김우람(400%)을 잇는 기록이다. 

Q. 연봉 계약을 마치고 나온 기분은 어땠나요?
혼자 소리 질렀어요. 정말. 아무도 없는 차 안에서요. 항상 꿈꿔왔던 결과였어요. 다른 선수들이 연봉 협상을 잘 마쳤을 때, 또 동기들이 잘 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끔은 ‘나는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저도 협상을 잘 마친 거잖아요. 그리고 (조동현)감독님께 가장 먼저 전화를 드렸어요. 이렇게 계약을 하게 됐으니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렸죠.

Q. 협상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느낌이었어요. 욕심 아닌 욕심을 내긴 했지만, 어쩌면 선수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 생각을 가지다 보니 힘든 점도 있었는데, 국장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합의점을 찾았죠. 

Q. 그러고보면 지난 시즌은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주전으로 도약하기도 했지만, 팔꿈치 부상이 있었잖아요.
힘들기도 했지만, 즐겁고 행복하기도 했어요. 그동안 정말 뛰고 싶었거든요. 실제로 많은 시간을 뛰니 행복했죠. 외국선수가 안 다치고, 교체가 잘 됐다면 좀 더 좋은 성적을 냈을 것 같아요. 사실 키 큰 선수들이 다쳐서 5번(센터) 포지션을 맡았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제가 외국선수들을 맡는 상황이 자주 있었는데, 그래서 더 지친 면도 있었어요.

Q. 본인만의 슬럼프 탈출 방법이 있나요? (점프볼 페이스북 김대규 님)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잠도 자 봤는데 솔직히 크게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예전에 제가 잘했던 영상들을 많이 보려고 해요. 당시 컨디션이라든지 기분, 플레이하는 모습들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마음을 다잡아요. 프로 와서는 4강 플레이오프 때 잘한 적이 있어요. 그 경기를 다시 보거나 가끔 믹스해서 올라오는 영상을 봐요. 그럼 기분이 더 좋아지고, ‘다시 해봐야지’하고 마음을 다시 잡게 되죠. (김현민이 말한 경기는 2012년 3월 22일,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이다. 이날 그는 덩크슛 2개를 포함, 14득점을 터뜨리며 플레이오프 깜짝 스타로 발돋움했다.)

Q. 공격이 단조롭고, 전술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어요. 극복 방법이 있나요? (점프볼 페이스북 조원진 님)
프로 와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었죠. 이런 부분을 학교 다닐 때 마쳤어야 했는데, 이기려는 농구를 하다 보니 당장 쓸 수 있는 기술만 배우다 보니 프로에서 힘든 부분이 있었죠. 체계적으로 되어 있지 않으면 결국 무너지더라고요. 김승기 감독님이 KT에 코치(2009~2015)로 계셨을 때 야간 훈련을 계속 시켜주셨죠. 한 2년 동안 매일 한 것 같아요. 그 연습이 아니었더라면 FA 재계약 기회를 갖지도 못했을 거예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는데, 나중에서야 (김승기)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잘 버텼다고요. 

Q. 본인만의 개인 훈련 루틴이 있나요?(점프볼 페이스북 박건우 님)
훈련 루틴이라기보다 운동할 때 신발 끈을 한 다섯 번 정도는 묶는 것 같아요. 스텝 밟을 때 발이 돌아가는 것이 싫어서 계속 묶게 돼요. 플레이가 잘 안될 땐 ‘신발 탓인가’라는 생각도 들고요. 아, 그리고 홍삼과 비타민을 경기 전에 꼭 챙겨 먹고, 숙소에서 체육관까지 오는 길에 신나는 노래를 들어요. 기분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요. 하하.



# 도도한 여행 
그가 농구만큼이나 끔찍이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애완견 도도다.  SNS에는 온통 도도 사진뿐이다. 지면에 도도 사진을 넣어달라는 걸 보니 가족 이상의 사이인 건 분명해 보였다. 또 다른 취미는 여행이다. 올해만 일본을 5번이나 오갔단다. 그걸 지켜본 ‘아임파서블’ 김현중 코치는 “왜 그렇게 부르주아인 척을 하냐”며 페이스북에 폭로하기도 했다.

Q. 인스타그램을 보니깐 애완견 도도를 엄청 예뻐하시던데, 농구랑 도도 중에 골라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하실 건가요? (점프볼 페이스북 신나현 님)
키운 지 한 4년 정도 됐어요. 완전 귀엽죠(웃음)? 천사에요, 천사. 도도하게 굴라고 ‘도도’라고 이름을 붙여줬는데 이름처럼 앙칼진 면이 있어요. 저한테는 안 그러는데 다른 사람들한테는 너무 도도하더라고요. 이름을 ‘순둥이’라 지었어야 했나 봐요. 하하.

Q. 김현중 코치(아임파서블 스킬트레이너)님이 남긴 댓글 보셨죠. 왜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자랑까지하는 건가요?
네. 인터뷰하기 전에 연락도 했었어요(웃음). 여행 다녀온 걸 공유하면 좋잖아요. 여행을 좋아하거든요. 특히 일본을 좀 많이 다녀왔어요. 올해만 한 5번 정도 갔을 걸요? 선수들은 쉴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시간 있을 때 하고 싶은 걸 다 하자는 생각이에요. 어떻게 보면 현중이 형 말처럼 ‘부르주아인 척’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저는 1년에 딱 2달 동안만 할 수 있는 거잖아요. 

Q. 8월이면 휴가를 가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여행지를 추천해 주신다면?
오사카나 오키나와를 추천하고 싶어요. 오사카는 언제 가도 좋은 곳이고, 오키나와는 여름에 가면 좋죠. 바닷가도 예쁘고요.

Q. 취미 생활 있으신가요?
수집하는 걸 좋아해요. 캐릭터 있으면 그와 관련된 물건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컵, 수저, 가방 등 그런 거 모으는 것도 좋아해요. 최근 모으기 시작한 건 신발이에요. 농구화, 조깅화 등 다요. 발이 크다보니 맞는 신발이 없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신고 싶은 신발이 있어도 사이즈가 안 맞아서 못 사는 경우가 많았어요. 농구화도 그렇고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제가 신발을 모으고 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지금은 한 60~70켤레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사이즈요? 310 정도 돼요. 큰 편이죠. 하하.

# 데뷔 6년 차
처음으로 FA 계약을 마친 김현민은 다시 출발 선상에 섰다. 지난 시즌 활약을 그대로 이어가야 하고, 또 건강하게 돌아온 김승원, 박철호 등 동 포지션 동생들과도 출전시간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롤 모델’이라고 꼽은 박상오도 함께 말이다. 그렇다면 비시즌을 준비하는 그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Q. 나의 롤모델과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는요?(점프볼 페이스북 Ji Eun Kim 님)
라이벌은 저 자신 같아요. 롤 모델은 (박)상오 형과 (조)성민이 형이에요. 상오 형은 포지션이 같은 만큼, 플레이 장점을 배우고 싶고요. 성민이 형은 꾸준히 발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닮고 싶어요. 



Q. KT에 있으면서 경기 중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선수, 경기 외 훈련 등 생활하면서 도움이 됐던 선수가 있다면 누가 있나요? (점프볼 페이스북 김아람 님)
성민이 형이나 상오 형 둘 다 의지를 많이 했는데, 상오 형한테 의지를 좀 더 하는 편이에요. 주말에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맥주 한잔도 먹죠. 같은 포지션이다 보니 할 이야기도 많고, 들을 이야기도 많아요. 형은 팀에서 엄마 같은 존재예요. 우리 형 같기도 하고요. 주장이 팀을 좀 타이트하게 잡아준다고 하면 상오 형은 풀어주는 역할을 해요.  

Q. 다음 시즌이 더 중요할 것 같아요. 지난 시즌을 주축으로 뛰면서 좀 보완해야겠다고 느낀 게 있나요?
몸싸움이 좀 부족하다는 걸 늘려서 몸무게를 103kg까지 늘렸어요. 근육량을 좀 더 늘려서 적응하는 중이에요. 시즌 시작할 때까지 이 몸무게를 유지해보려고요. 여름휴가를 받았을 때도 몸을 만들어 놓은 게 있어서 그런지 (운동을)놓지 못하겠더라고요. 휴가 때도 틈틈이 운동했죠.

Q. 농구선수로서 본인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요? (점프볼 페이스북 Hyeona Lee 님)
지난 시즌 목표는 방송 인터뷰를 해보는 것이었어요. 가끔 활약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선후배들에게 밀려서 못했죠. 바로 라커룸에 들어갔던 게 아쉬웠었는데, 시즌 끝날 때까지 기회가 닿질 않았어요. 막판에는 제가 MBC 스포츠 플러스 측에 말을 했고, 그쪽에서도 절 배려해주셔서 방송 인터뷰를 할 수 있었어요. 기분이요? 완전 좋아서 날아갈 것 같았죠(웃음). (김현민은 1월 27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22득점 4어시스트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그리고 MBC 스포츠 플러스의 부름을 받아 방송 인터뷰에도 응했다.) 이번 시즌 목표는 ‘기량 발전상’이에요. 그동안 임팩트 있는 시즌을 보낸 적이 없는데, 지난 시즌에 비로소 제 모습을 좀 더 보여준 것 같거든요. 기량 발전상을 받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최고령 기량발전 수상자, 괜찮지 않아요(웃음)?

# 사진_유용우 기자,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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