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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출신, 전자랜드 윤요안나 치어리더를 만나다
맹봉주(realdeal@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7-05-08 09:34

[점프볼=맹봉주 기자] 처음엔 뚜렷한 이목구비와 큰 키로,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외모에 시선이 갔다. 그 다음은 ‘윤요안나’라는,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이름에 또 한 번 관심이 갔다. 뮤지컬 배우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보고선 ‘꼭 한 번 인터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소개할 인천 전자랜드 윤요안나 치어리더 얘기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예쁜 사람 울렁증’이 있는 필자는 치어리더나 (여자)아나운서 인터뷰 때면 늘 긴장을 한다. 윤요안나 치어리더와의 인터뷰를 앞두고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뷰 전날 한숨도 자지 못한 채 윤요안나 치어리더를 만나기로 한 신사동 가로수길로 향했다.

 

윤요안나 치어리더의 첫 인상은 도도해보였다. ‘질문에 대답을 잘 안 해주면 어쩌지’란 걱정도 함께 들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였다. 본인은 낯을 많이 가려 처음 보는 사람과는 말 한마디 못한다고 하지만 인터뷰 내내 ‘정말 내성적인 사람 맞나’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유쾌한 입담을 자랑했다. 뮤지컬 배우다운(?) 큰 제스처와 과장스런 표정도 함께 말이다.

 

윤요안나 치어리더에게 “처음 볼 때와 인터뷰하는 지금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말하자 “첫 인상과 다르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옆에 있던 장세정 전자랜드 치어리더 팀장도 거든다. “처음엔 정말 낯설어하지만 친해지면 엄청 뻔뻔하고 귀여운 척을 해요. 또 혼자 말을 많이 해요. 음식을 먹을 때도 혼자 ‘먹방’을 찍죠. 자기 혼자 물어보고 대답을 한다니까요. 꼭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처럼 큰소리로 해서 누가 있나 보면 혼자서 얘기하고 있더라고요.”

 

 

▲ 새로운 시작, 뮤지컬 배우에서 치어리더로


Q.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이름이에요. 한글이름인가요?
네 한글이에요. 성경책에 나오는 이름이에요. 목사님이신 할아버지가 지어주셨어요. 이름이 네 글자라 사람들이 ‘윤욘나’라고 줄여서 불러요. 어릴 때 학교 담임선생님도 욘나라고 부를 정도였으니까요.

 

Q. 프로필을 보니 뮤지컬과 연극배우 경험이 있더라고요.
대학교 때 전공이 연극영화과였어요. 뮤지컬이나 연극은 주로 학교 다닐 때 하고 졸업 후엔 많이 하지 않았어요. 예술의 전당에서 음악극 ‘매피스토’의 앙상블로 공연을 했고 대학로에선 ‘카페 봄날의 곰’이라는 창작극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Q. 원래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나요?
제가 노래 부르고 춤추고 영화 보는 걸 정말 좋아해요. 어렸을 때 대학로에서 양희경 씨가 나오는 ‘영자씨의 전성시대’를 봤는데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관객과 가까이 있으면서 제가 좋아하는 노래와 춤, 연기까지 하니까 소름 돋고 멋있더라고요. 그때부터 뮤지컬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Q. 뮤지컬 배우를 하다가 치어리더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지금 전자랜드 치어리더 팀장 언니가 제 학교 선배에요. 학교에 다니던 중에 팀장 언니가 같이 일해 볼 생각이 없냐고 제의를 했었어요. 그때는 거절했죠. 그 당시 뮤지컬을 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준비 중이었거든요. 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운이 좋게도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했어요. 하지만 2년차 때 슬럼프가 찾아오더라고요. 뮤지컬은 오디션이 많이 뜨질 않아요. 근데 가끔 나오는 오디션들마다도 다 떨어졌어요. 우울하고 슬플 때였죠. 그런 상황에 팀장 언니한테 또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때는 한 번 해보자고 대답했죠. 결국 2015년 8월, 프로아마최강전부터 치어리더 일을 하게 됐어요.

 

Q.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예전에 팀장 언니가 얘기했을 때 사실 조금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그때는 ‘연극영화과 들어가면 당연히 연기해야지, 어떻게 다른 일을 해?’하는 허세가 있었어요(웃음). 지금 보면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치어리더 경험이 제 인생에 마이너스가 되는 경력이 아니더라고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오디션을 볼 때 도움이 될 수도 있고요.

 

Q. 오디션 얘기를 하는 거 보니 아직 뮤지컬 배우에 미련이 있군요?
아니요. 미련 없어요, 하하. 지금 하는 일이 정말 재밌고 저랑 잘 맞거든요. 치어리더 1년차 때는 처음해보는 일을 해서 재밌는 건지 나와 진짜 잘 맞는 건지 판단이 안 섰어요. 그래서 딱 1년만 더 해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해보니까 저와 정말 잘 맞더라고요. 물론 연기를 할 때도 재밌었어요. 근데 제가 무언가 더 재밌는 게 나타나면 바로 그쪽으로 갈아타거든요. 미련 없이요. 만약 30, 40대가 돼서 치어리더보다 더 좋아하는 일이 생긴다면 전 바로 그 일을 할 것 같아요. 무슨 일을 하더라도 늦은 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Q. 뮤지컬 배우나 치어리더나 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춤을 추는 건 똑같은 거 아닌가요? 처음 치어리더 일을 할 때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완전 달라요. 뮤지컬이나 연극은 어두운 상태에서 조명이 무대만 비추잖아요. 무대에 서면 관중들이 잘 안 보여요. 그래서 내면에 집중하면서 연기를 할 수 있어요. 주변 인식을 잘 안하게 되죠. 연기를 할 때는 관객을 보는 게 아니라 먼 곳을 보며 감정에 집중해요. 하지만 경기장은 엄청 밝잖아요. 관중들이 다 보이고요. 또 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이끌어야하니까 뮤지컬, 연극과는 큰 차이가 있어요.

 

Q. 그렇다면 처음 치어리더 일을 할 때 제일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관중들과 가까이서 눈을 마주보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처음엔 부담스럽고 부끄러워서 사람들 눈을 제대로 못 보겠더라고요. 팬들이 사진이라도 같이 찍자고하면 어색해하고요. 관중들에게 낯을 가린 거죠(웃음). 하지만 1년 동안 훈련이 되다보니 이제는 편해졌어요. 경기장이 낯설지 않아지니까 다른 것들도 편해지더라고요.

 

▲ 나는 타고난 에너자이저


인터뷰 내내 윤요안나 치어리더의 목소리는 허스키했다. 털털해 보이는 성격과 함께 잘 어울리는 목소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오해였다. “원래 목소리가 허스키하세요?”란 물음에 “요즘 플레이오프 경쟁이 치열하잖아요. 응원할 때 하도 소리를 많이 질렀더니 목이 쉬어버렸어요”란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마침 인터뷰가 진행될 때는 전자랜드가 동부, LG 등과 함께 치열한 6강 싸움을 펼치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윤요안나 치어리더는 “제가 남들보다 에너지가 많은 것 같아요. 타고났다고 할까요? 아무리 힘들어도 조금 쉬었다하면 금방 에너지가 회복돼요”라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Q. 농구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 구단관계자, 심지어 농구전문기자인 저까지. 시즌 막판이 될수록 체력적으로 힘들어해요. 치어리더들도 그런가요?
아니요, 오히려 시즌 초반이 더 힘들어요. 준비할 게 많거든요. 새로 온 치어리더들에게 알려줄 것도 많고 개막전 준비로 연습시간도 더 길죠. 하지만 시즌 초반이 지나면 공연 곡들만 연습하면 되니까 준비할 건 더 적어요.

 

Q. 간혹 치어리더가 같이 응원하자고 호응해도 경기에만 집중하는 관중들이 있잖아요. 그럴 땐 어떻게 하나요?
계속 쳐다보면서 같이해요. 그래도 안 하면 제가 동작을 더 크게 가져가면서 신나게 하죠. 물론 이렇게 해도 끝까지 안 따라주시는 분들이 있긴 해요. 민망하지만 그렇다고 상처받지는 않아요. 그럴수록 더욱 더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죠! ‘어디 끝까지 안 따라하나 보자’고하면서요(웃음).

 

Q. 예전부터 궁금하던 게 있었어요. 경기장에서 치어리더가 주는 선물을 잘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일어나서 치어리더의 동작을 잘 따라한다면 무조건입니다(웃음)!

 

Q. 사실 저도 부끄러워서 경기장에 가면 치어리더가 앞에 와도 가만히 있는 편이에요.
제가 관중이었다면 선물을 다 받아 갔을 거예요. 경기 중간, 중간에 재밌는 이벤트들이 많은데 부끄러워하는 관중들이 많아요. 다들 처음 보는 사람들이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재밌게 즐겼으면 좋겠어요. 경기 뿐 아니라 응원이나 다양한 이벤트의 재미까지 느끼게 되면 농구의 매력에서 못 빠져나올 거예요.

 

Q. 첫 인상과 지금 느낌이 많이 달라요. 처음엔 말도 잘 안하고 도도할 것 같았거든요.
잘 안 믿으실 수 있겠지만 낯을 진짜 많이 가려요. 처음 보는 사람이랑은 아예 말을 안 하거든요. 학창시절 짝꿍이랑도 한 달간은 아무 얘기도 안 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친해지면 너무 까불고 활발한 아이로 변해요. 또 원래 성격은 내성적이지만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많이 외향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치어리더 일을 하면서도 그렇고요.

 

Q. 평소에 농구는 좋아했나요?
치어리더하면서 농구장에 처음 와봤어요. 야구장과 축구장은 몇 번 가봤는데 농구는 직접 볼 기회가 없었어요. 재밌더라고요. 특히 코트와 가까운 게 제일 좋았어요. 축구나 야구는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멀잖아요. 공격과 수비가 빠르게 바뀌는 것도 매력적이더라고요.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정말 치열하게 경기한다는 점이 좋았어요.

 

Q. 쉬는 시간은 어떻게 보내요?
집에서 먹고 자고 밀린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를 몰아서 봐요. 하지만 쉬는 날이 이틀 이상이면 지루해서 집에서만은 못 있겠더라고요. 그럴 땐 예쁜 카페에 가서 사진을 찍거나 맛집을 찾아다녀요. 자전거 타는 것도 좋아해요. 이제 날씨가 따뜻해지면 자전거 타고 한강에 가야죠.

 

Q. 부산 올스타전 현장에서 윤요안나 치어리더를 본 기억이 나요. 올스타전은 정규리그 경기와는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은데요.
올스타전은 처음이었는데 엄청 재밌었어요. 모든 구단 선수들이 한데 섞여서 경기하는 것도 흥미롭고 다양한 이벤트도 많았어요. 또 장소도 부산이었잖아요. 하지만 부산에서 일만하고 놀질 못해서 아쉽긴 해요.

 

Q. 공연을 하기 전 치어리더들이 코트 뒤편에서 대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때는 무슨 얘기를 할지 궁금했어요.
아무말대잔치에요. 아무 말이나 계속하죠. 쟤 왜 저러냐, 똑바로 해라, 팔 똑바로 들어라 이런 말들을 복화술로 하죠(웃음). 웃어, 허리피고 배집어 넣고 다리모아 이런 말들을 계속 복화술로 해요.

 

Q. 올 시즌은 유독 구단별로 다양한 행사들이 많았어요. 그 중 다음 시즌에 전자랜드에서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삼성에서 진행한 클럽행사는 저희가 해도 재밌을 것 같아요. 경기장에 흥겨운 노래가 나오면 몸이 주체를 못 하거든요. 이번 기회에 정당하게 경기장에서 제 흥을 제대로 한 번 풀어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치어리더로서 최종 목표가 있다면 말해주세요.
전 긍정적이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좋은 에너지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어요. 저를 통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게 제 인생의 목표죠. 무슨 일을 하던지 말이에요. 사람들이 윤요안나라는 사람 때문에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제 인생 목표와 치어리더라는 직업, 참 잘 맞죠?

 

프로필_윤요안나, 1991년 8월 19일생, 인천 전자랜드 치어리더

 

# 사진_유용우 기자
# 장소협찬_훕소울(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12길 34-4, 02-547-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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