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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트왕 박찬희, 완성형 선수를 꿈꾼다
이재범()
기사작성일 : 2017-05-07 07:39

[점프볼=이재범 바스켓코리아기자] 2016년 비시즌 가장 큰 화제 중 하나는 박찬희(30, 192cm)의 전자랜드 이적 소식이었다. 박찬희는 지난 시즌 KGC인삼공사에서 평균 3.0어시스트를 기록한, 주전도 식스맨도 아닌 어정쩡한 포인트가드였다. 이번 시즌 전자랜드에서 평균 7.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어시스트 1위를 예약한 박찬희는 최고의 패스 능력을 갖춘 포인트가드로 거듭났다.

 

(※ 본 인터뷰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2017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의 일부입니다.)

 

포인트가드 박찬희의 재발견!
박찬희는 2010-2011시즌. 이정현과 함께 안양 한국인삼공사(현 KGC인삼공사)에서 데뷔했다. 드래프트 1,2순위가 한 팀에서 나란히 프로 코트를 처음 밟은 건 KBL 최초다. 두 선수는 리빌딩 중이던 인삼공사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며 뜨거운 신인왕 경쟁을 펼쳤다. 신인상의 영광은 박찬희에게 돌아갔다. 팀명을 바꾼 KGC인삼공사는 2011~2012시즌 김태술과 양희종이 제대 후 복귀하고 오세근을 드래프트에서 선발해 리빌딩을 완성했다. 그 결과는 첫 챔피언 등극으로 이어졌다. 박찬희는 때론 김태술의 백업 포인트가드로, 때론 상대 주포를 막는 슈팅가드로 나섰다.

 

박찬희는 상무 복무 후 데뷔 때와 달리 팀 내 입지가 줄었다. 김태술 이적 후 김기윤에게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내줬다. 포지션도 애매한 선수였다. 최악의 2015-2016시즌을 보낸 박찬희는 트레이드를 요청해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필요했던 인천 전자랜드로 팀을 옮겼다. 

 

박찬희는 “마지막으로 바닥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몸이 아무리 힘들어도 마음을 다 잡으면서 운동을 했다. 사실 지난 시즌 끝나고 잠도 안 오고 결정된 게 없어서 혼자 술을 많이 마셨다”라며 웃은 뒤 “유도훈 감독님께서 몸부터 만들라고 하셔서 체중을 8~9kg 가량 뺐다. 원래 시즌 막바지에 몸무게가 빠지는데 그 때 워낙 많이 빼서 지금도 그 몸무게(80kg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자랜드 합류 후 시즌 준비 과정을 돌아봤다.

 

대학 시절 이후 최저 몸무게로 시즌에 임한 박찬희는 주전 자리를 보장받자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올라섰다. 평균 7.5어시스트로 1위를 예약했다. 남은 두 경기에서 10개의 어시스트를 추가하면 8시즌 만에 한 시즌 400어시스트도 돌파한다. 역대 5호(한 시즌 기준)인 13경기 연속 7어시스트 이상 기록도 남겼다. 박찬희는 “어시스트 기록은 팀 동료 모두가 도와줬다. 부족한 패스를 동료들이 받아서 잘 넣어준 덕분”이라며 팀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박찬희는 동료들의 습관도 귀띔했다.

 

“(정)영삼이 형은 속공일 때 달려와서 멈추며 쏘는 슛이 좋다. 솔직히 (정)병국이 형은 패스를 주면 다 들어간다(웃음). 병국이 형이 좋아하는 스텝에 맞춰서 살짝 튕겨주면 된다. (정)효근이나 (강)상재는 ‘이렇게 움직이면 기회가 난다’고 연습부터 이야기를 해준다. 속공을 나갈 때 같이 달리기보다 한 명은 속도를 조금 늦춰서 뛰라고도 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득점이 안 나오면 경기 집중력이 떨어진다. 조바심이 생겨서 원래 하던 수비도 안 되는데 그걸 살리고 신나게 해주는 게 득점이다. 이들의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 쉬운 득점을 하면 서서히 올라온다. 그런 부분을 도와주려고 한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시즌 개막 전에 “조금 더 빠른 농구를 하고 싶은데, 이게 일직선으로 빨리 뛴다고 빠른 농구가 되는 건 아니다”며 “가드의 자질 중 순간 판단능력이 필요한 속공 능력도 있다. (박)찬희에게 바라는 게 속공 능력”이라고 박찬희를 통해 속공이 좋아지기를 바랐다. 지난 시즌 평균 3.1개의 속공을 기록했던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 5.8개로 전 시즌 대비 2.7개 더 많은 속공을 하고 있다. 올해 다른 팀들의 속공도 늘어난 편이다. 전자랜드는 팀 속공 순위를 9위에서 4위로 끌어올렸다. 확실한 주전 포인트가드 박찬희의 가세로 전자랜드는 기대했던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완성형 포인트가드를 꿈꾸다!
박찬희는 이번 시즌 52경기에서 39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동안 94개의 실책을 했다. ATO(Assist/Turnover Ratio, 어시스트와 실책의 비율)는 4.15다. ATO가 3이 넘으면 정상급 포인트가드로 인정받는 걸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다. 200어시스트 이상 기준으로 ATO가 4를 넘은 건 2010-2011시즌 주희정의 4.17(267/54)이후 처음이다

박찬희는 그럼에도 확실한 약점이 있었다. 바로 슛이다. 박찬희의 이번 시즌 3점슛 성공률은 17.7%(22/124)로 저조하다. 유도훈 감독은 “(박)찬희의 3점슛이 단점이지만, 그 이외의 장점이 굉장히 많다.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단점이 장점을 잡아먹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박찬희를 신뢰했다.

 

박찬희는 “비시즌 동안 김태진 코치님과 중거리슛 등 연습을 많이 했다. 슛은 감각이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는데 연습을 꾸준하게 했다. 슛 성공률이 좋아진 게 없다고 하는데 지난 시즌(58개 시도)보다 많이 던졌다”며 “’지난 시즌보다 슛을 많이 던졌고, 성공률이 똑같다면 성공한 수(13개와 22개)는 많겠구나’라고 생각하며 한 발씩 나가려 한다”고 긍정적으로 여겼다.

 

이어 “감독님께서 시즌 초반에 경기력이 오락가락할 때 ‘네가 장점이 많아서 슛이 단점인 건 문제가 아니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다’며 슛이 안 들어가는 걸 신경 쓰지 않으니까 경기가 잘 되고 이기더라. 경기는 경기고, 단점은 단점”이라고 곁들였다.

 

박찬희의 대학 시절 스승인 경희대 최부영 부장은 박찬희의 슛폼을 고치려고 했지만, 부상으로 쉰 시간이 더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박찬희는 “대학 시절 거의 24개월을 쉬었다. 4년 중에 2년을 쉰 거다. 피로골절 때문이다. 그 때 기량이 발전했어야 한다”면서도 “이런 생각도 있다. 최부영 감독님께서 완벽한 몸 상태가 되지 않으면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내가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아니다. 가서 보강운동 하라’고 하셨다. 그 때 몸을 잘 만들어서 지금까지 큰 부상 없이 선수생활을 한다”고 최부영 부장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불안한 슛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대학까지 슛이 약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슛 성공률이 좋은 가드였다. 그런데 이런 게 있었다. 고교 때부터 포인트가드를 맡았는데 슛이 좋고 득점도 잘 하는데다 키가 크니까 슈팅가드라고 했다. 그런 말을 듣는 게 싫었다. 그래서 공을 잡으면 내 슛 기회보다 패스를 먼저 보는 게 프로까지 이어졌다. 프로에서도 ‘슈팅가드도, 포인트가드도 아니다’, ‘2번(슈팅가드)인데 1번(포인트가드)을 맡고 있다’는 평가를 한다. 이런 평가를 듣는 게 진짜 싫었다. 그래서 패스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니까 내 공격 기회를 안 보면서 슛과 멀어졌다.”

 

박찬희가 올해 가장 아쉬워하는 것 중 하나는 KGC인삼공사에게 이기지 못한 것이다. 박찬희는 “KGC인삼공사가 확실히 경기를 잘 한다. 솔직히 1,2라운드 때 지기 싫었다. 진짜 지기 싫었는데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좋은데다 경험이 쌓이며 노련미가 더해지니까, 굉장히 속이기 힘든 여우같은 (데이비드) 사이먼까지 있어서 이기기 힘들었다”며 “그렇게 잘 하니까 1위를 하는 거다. 이기고 싶다며 혼자서 막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시즌 바라는 목표도 털어놓았다.

 

박찬희는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는 게 개인적인 목표이고, 상도 받고 싶다. MVP는 (이)정현이와 (오)세근이 싸움이다. 나는 베스트 5에 선정되고 싶다”며 “시상식을 볼 때마다 저거는 받고 싶다고 했던 게 어시스트와 베스트 5였다. (양)동근이 형, (김)태술이 형이 받을 때 ‘나는 농구 선수를 하면서 받아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올해는 받아보고 싶다”고 베스트5 수상을 희망했다.

 

박찬희가 베스트 5를 희망하는 건 자신이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박찬희는 “KGC인삼공사에서 힘들었던 기억을 다 쏟아내고 싶다. 아직 멀었다. 그 때 힘들었던 만큼, 많이 쌓였던 만큼 다 쏟아내고 싶다. 그렇게 안 하면 농구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을 거다”며 첫 번째 목표를 밝힌 뒤 “두 번째는 단점을 보완해서 완성형 선수가 되고 싶다. 당장 내일부터가 아니라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내가 완성형 선수가 되어서 내 힘이 많이 더해진 좋은 성적(챔피언)을 거두고 싶다. 꼭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신인상을 받으며 기분 좋게 프로 선수로서 시작했던 박찬희는 시련을 겪었다. 그 시련을 딛고 완성형 선수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이번 시즌에 확실하게 성장했다. 주희정(삼성)처럼 약점인 슛만 보완한다면 더 큰 선수로 우리들 앞에 우뚝 설 것이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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