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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리와 나이키의 밝은 미래
김수연
기사작성일 : 2017-04-11 12:02

[점프볼=김수연 농구용품 전문 칼럼니스트] 2014년 12월, 미 프로농구(NBA) 스타 카이리 어빙(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이 자신의 첫 번째 시그니쳐 농구화(카이리 1)를 선보이던 행사에 나이키는 찰스 바클리와 앤퍼니 하더웨이를 참석시켰다. 나이키 농구화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두 전설은, 나이키의 스무 번째 시그니쳐 선수인 어빙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했다. 그 뒤 어빙의 이름을 딴 농구화가 세 종류나 더 출시된 지금, 어빙의 농구화는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바클리나 페니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두 선수가 뛰던 시기와 지금은 큰 차이가 있고 포화 상태의 시그니쳐 농구화 시장은 과거에 비해 더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빙에게는 두 사람이 갖지 못했던 조건을 손에 쥐고 있다. 바로 나이키 농구화 부문의 미래를 책임지는 선수라는 점이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어빙에게 갖는 친근감
어빙은 케빈 듀란트(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보다 4살 어리고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보다는 여덟 살 어리다. 게다가 이제 막 시그니쳐 농구화를 시작하는 폴 조지(인디애나 페이서스)보다는 두 살이 어리다. 어빙이 나이키의 미래라 불리는 건 단순히 나이가 어리기 때문은 아니다. 사람들이 어빙을 보고 자신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요즘 어린 아이들은 르브론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이키 농구화 부문의 제품 책임자인 토니 그로소(Tony Grosso)의 말이다. “르브론은 이미 저 높은 곳에 올라 있는 완성된 인물입니다. 반면 카이리에게는 유대감을 갖는 것 같습니다. 카이리보다 더 인지도가 높은 선수들은 분명 존재하지만 아이들은 카이리와 자신들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특별한 점입니다. 또한 본인(어린 소비자)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카이리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무나 어빙처럼 될 수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빙의 위치에 오를 수 없는 사람이 더 많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206cm의 포워드 보다는 188cm의 가드에게 더 친근감을 느낀다. 르브론이나 마이클 조던은 구름 위의 존재지만 어빙은 키도 비슷하고 손에 잡힐 듯한 존재라는 것이다.

 

 

카이리 시리즈의 미래와 방향성
어빙이 르브론에게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는 것처럼 나이키 또한 르브론과 코비 시리즈를 통해 배운 것을 카이리 시리즈에 적용하고 있다. 나이키 시그니쳐 농구화는 선수의 특성을 대입해 신발에 부여하는 주제와 방향성이 있다. 카이리 시리즈의 경우에는 ‘접지력’이 주제이자 방향성이다. 이것이 가장 잘 나타난 것이 ‘카이리 2’이다. ‘카이리 2’는 다른 농구화에 비해 아웃솔의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둥글다. 어빙의 현란한 움직임에 대응하고 적절한 접지력을 제공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2016-2017시즌의 ‘카이리 3’ 역시 같은 흐름에서 디자인되었고 ‘카이리 4’는 ‘카이리 2’보다 더 파격적인 설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는 이미 ‘카이리 6’까지의 방향성을 설정해둔 상태입니다.” 그로소의 말이다. “어떤 테크놀로지를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지금의 흐름과 방향성을 단계적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 아래 ‘카이리 6’까지 내다보고 있습니다.”

 

‘카이리 3’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나이키와 어빙은 ‘카이리 4’를 만드는 작업에 돌입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나이키는 ‘카이리 4’의 디자인을 거의 끝마쳤다고 한다. 카이리 시리즈는 시그니쳐 농구화 중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덕분에 일상화로도 많은 이들이 신고 있다.

 

이쯤 되면 나이키가 코비 시리즈처럼 라이프 스타일 제품군을 만들어도 될 정도이나, 아직까지는 계획이 없다고 한다. 대신 기능성 농구화의 느낌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고 편안한 소재와 디자인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소는 “농구 코트에서는 물론 평소에도 신을 수 있는 느낌을 부여하고 싶습니다. 그동안은 나일론 같은 인조 소재를 사용했지만 스웨이드 같은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라고 계획을 전했다.

 

우호적인 시장 상황
나이키 농구화 디자인 부서는 어빙을 가리켜 ‘작은 코비’(mini Kobe)라고 부른다고 알려졌다. 신발 개발 및 제작 과정에 깊게 관여하기 때문이다. 어빙은 스케치 단계부터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으며, 신발에 필요한 기능도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덕분에 카이리 시리즈는 어빙의 특징을 더욱 더 많이 담게 되었고, 같은 팀의 누구(#23)처럼 자신의 신제품 농구화를 잘 신지 않는 상황도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카이리 시리즈가 갖는 또 하나의 장점은 시리즈를 차분하게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빙은 코비처럼 이미 굳건한 슈퍼스타도 아니고, 르브론처럼 신인 시절부터 나이키를 짊어지고 가는 선수도 아니다. “처음 ‘카이리 1’을 만들 때 아주 차분하고 조용히 일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키 내부에서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고 간섭도 받지 않았죠.” 그로소의 회고다.

 

다른 선수와 비교해 더 많은 소재, 선수를 친근하게 생각하고 충성심이 깊은 팬, 이미 성공적으로 안착한 두 개의 농구화. 그리고 스물넷의 나이에 이룩한 한 차례의 우승, 3회의 올스타 선출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 어리고 젊은 나이에 많은 것을 이뤘지만 동시에 이제 시작일 뿐이기도 하다. 어빙 본인과 나이키 카이리 시리즈 모두에게 말이다.

 

# 사진_나이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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