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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긍정왕’ 서울 삼성 치어리더 안지현
맹봉주(realdeal@jumpball.co.kr)
기사작성일 : 2017-03-01 05:38

[점프볼=맹봉주 기자] “우리 팀이 최고인 것 같아요.”, “힘든 점이요? 저는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철벽이다. 다른 팀과 비교하는 질문엔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한다. 삼성 경기 외엔 보지 않기에 최고의 팀도 당연히 삼성이란다. 막내 치어리더로서 힘든 점은 없느냐는 물음엔 난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일을 할 땐 항상 좋은 점만 생각한다면서. 인터뷰가 끝나고 필자는 안지현 치어리더에게 ‘삼성(밖에 모르는) 바보, 긍정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1997년생.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안지현 치어리더의 첫 인상은 ‘앳 되다’였다. 점프볼 입사 후 처음 갖는 치어리더 인터뷰. 큰 부담감을 안고 인터뷰 장소로 나갔지만 실제로 본 안지현 치어리더는 옆집 여동생 같은 느낌을 풍겼다. 편안한 마음으로 무사히 인터뷰가 진행될 거란 예상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대화를 해보니 엉뚱함 그 자체다. 대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날 제일 많이 들었던 대답 중 하나는 “제가 TV를 전혀 안 봐서…”였다. 누구나 알법한 연예인들조차 알지 못했다. 또 상상을 초월하는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였다. 막내 치어리더라는 사전 정보를 입수하고 막내 치어리더로서 힘든 점, 어려운 점, 치어리더 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나 등의 질문을 준비했건만. 모두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Q. 썬더스 공개 오디션을 통해 치어리더로 데뷔하게 됐다고 들었어요.
평소에 춤추는 걸 좋아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편이에요. 학교 체육대회에서 치어리더를 해본 후 치어리더에 대해 관심이 생겼죠. 그러다 썬더스 치어리더 공모를 보고 지원하게 됐어요. 연습생을 거쳐 지난 시즌부터 활동을 시작했어요.

 

Q. 꿈을 이룬 셈이네요.
꿈이 정확히 치어리더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치어리더를 해보니 제가 좋아하는 게 다 들어있더라고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고 반응도 뜨겁잖아요. 또 제 성격과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서울 삼성 치어리더 팀 김리나 단장은 “처음 왔을 때 학생다운 풋풋한 이미지가 있었어요. 이 얼굴에 메이크업을 하면 훨씬 예뻐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또 말은 조곤조곤하지만 그 속에 끼가 보였어요”라며 고등학생 안지현을 치어리더로 뽑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치어리더로서 지현이의 가장 큰 장점은 춤 동작이 정말 깨끗하다는 거에요. 모든 동작이 깔끔하게 떨어져요. 잔동작이 하나도 없죠. 치어리더로서는 엄청난 장점이에요”라는 말도 덧붙였다.

 

Q. 안지현 치어리더의 시즌 일과가 궁금해요.
남자농구와 여자농구를 같이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2~3일은 경기장에 가야 돼요. 경기가 있는 날엔 경기 시작 4시간 전까진 경기장에 도착해서 리허설을 해요.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도착하면 11시가 넘어가죠. 경기가 없는 이틀 정도는 연습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개인시간이에요. 쉬는 날에도 갑자기 일이 잡히거나 연습할 때가 있어서 쉬는 날이 고정적이지 않아요.

 

Q. 남자농구와 여자농구를 모두 하잖아요. 차이점이 있을까요?
남자농구 경기장은 큰 편이잖아요. 그래서 관객들이 꽉 찰 땐 웅장한 느낌이 나요. 반면 여자농구는 아담하죠. 또 주로 가족 단위 팬들이 많아서 따뜻한 느낌이에요.

 

Q. 치어리더를 하기 전에도 농구에 관심이 있었나요?
저는 텔레비전을 전혀 안 봐요. 그래서 농구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몰랐어요. 농구는 학교에서 농구시험 볼 때 본 게 다였어요. 평소에 관심도 없었고요. 하지만 치어리더를 하면서 제가 응원하는 팀이 생기니까 농구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응원하는 팀이 궁금해지기 시작하고 좋아지면서 찾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Q. 공연하는 음악은 주로 아이돌 노래가 많잖아요. 그중에서도 자신에게 딱 맞는 노래가 있을 것 같아요.
걸그룹 ‘여자친구’ 노래요! 여자친구 노래가 저한테 잘 맞는 거 같아요. 그래서 팬들도 제 별명을 여자친구로 붙여줬어요(웃음). 팝송이나 남자 아이돌 춤은 저와는 안 어울리더라고요.  

 

Q. 같은 음악이여도 걸그룹의 춤과 치어리더가 추는 춤은 느낌이 많이 달라요.
보기에 따라 그럴 수 있어요. 아이돌 음악에 맞춰 응원할 때, 포인트 안무는 그대로 하지만 어떤 부분은 동작을 더 크게 가져가는 경우가 있어요. 아이돌 그룹의 춤은 외모나 겉모습 등 보이는 것에 중점을 둔다면 저희는 응원이 목적이니까요. 멀리 있는 관객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도 동작을 더 크게 하려고 해요.

 

Q. 올 시즌부터 라운드별로 ‘게토레이 치어리더 인기상’이 생겼어요. 아무래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 더 신경 쓸 것 같은데요.
당연히 전보다 신경을 쓰긴 하죠. 하지만 인기상을 크게 의식하진 않아요. 인기상은 열심히 하다보면 보상으로 따라오는 거라 생각해요. 삼성 팬들이 투표를 많이 해주고 있으니까 남은 라운드에 인기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Q. 짓궂은 질문이지만 삼성 치어리더 팀은 KBL 10개 팀 중 몇 등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치어리더 팀을 삼성밖에 몰라서... 다른 팀을 본적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 팀이 베스트 치어리더구나, 우리 팀이 제일 잘 하는구나’라고 생각해요.

 

Q. 그럼 질문을 바꿀게요. 삼성 치어리더 팀만이 갖고 있는 색깔은 무엇인가요?
확실히 삼성만의 스타일이 있어요. 구단마다 색깔이 다 다르겠지만 우리는 응원이 주에요. 제가 생각하는 삼성 치어리더는 ‘응원하러 온 사람’이에요. 바로 이점이 제가 삼성 치어리더 팀을 좋아하는 이유죠.

 

 

Q. 팀에서 막내에요. 막내 치어리더로서 힘든 점이 있다면요?
경기 때 언니들은 스태프들이 조금만 얘기해도 다 알아듣거든요. 언니들은 노하우가 있어서 뚝딱 다 하죠. 하지만 저는 경력이 많지 않아 잘 모르니까, 무작정 나가서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 외에 힘든 점은 없어요. 사실 치어리더에 대한 단점이나 힘든 점 등을 묻는 질문을 할 때 난감해요. 저는 단점을 생각하면서 일을 하진 않거든요. 장점만 보면서 일을 해야죠. 단점이 있더라도 그 중에서 좋은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요. 그래야 힘든 것도 없어지거든요.  

 

Q. 삼성은 경기에 이기면 ‘빅토리 송’에 맞춰서 선수들이 춤을 춰요. 안지현 치어리더가 뽑은 ‘빅토리 송’ MVP가 있다면요?
남자선수는 마이클 크레익이요. 흥이 넘쳐요. 분위기 메이커 같아요. 춤을 잘 추기도 하고요. 여자선수들은 의외로 남자선수들보다 더 소극적이에요. 경기가 끝나고 장내 아나운서가 수훈선수를 부르면 다들 도망가요.

 

Q. 요즘 치어리더 안전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골대 밑에서 하는 응원은 위험해 보이는데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지난 시즌엔 골대 밑에서 응원을 했고 올 시즌엔 단상 위에서 하고 있어요. 안전한 건 당연히 단상 위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코트 안에서 응원하는 게 더 좋아요. 코트에서 응원하면 마치 선수들과 하나 된 느낌이거든요. 집중도 더 잘되고요. 반면에 단상에서 하면 선수들이 멀어보여서 저도 관객으로 경기를 보는 느낌이 들어요.

 

Q. 치어리딩은 체력소모가 크잖아요. 평소에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사실 제가 막내지만 체력이 좋지 않아요(웃음). 무조건 잠을 많이 자며 체력을 회복해요. 집에 가면 거실에도 잘 안 나가고 거의 방에서 잠만 자요. 잠은 얼마든지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특별히 건강관리는 안 하는 편이에요. 

 

Q. 삼성은 지난 시즌 6위에서 올 시즌 선두권으로 성적이 크게 올랐어요. 그만큼 팬들도 경기장에 많이 찾아오고 있어요.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요?
2016년 마지막 경기가 기억이 남아요. 경기가 끝나고 클럽 파티를 했잖아요. 전문 DJ까지 경기장에 적집 와서 하더라고요. 보통,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느라 팬들과 소통을 잘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행사를 통해 팬들과 함께 할 수 있고 팬들도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치어리더들도 정말 재밌었고요. 그렇다고 관중들처럼 마음 놓고 놀진 못했어요. 그 순간도 치어리더 역할을 잊으면 안 되니까요.

 

Q. 치어리더만을 보기위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농구 경기보다는 치어리더와 치어리딩, 그 자체를 응원하러 오는 팬들이 많더라고요.
맞아요. 특히 일반 팬들은 대부분 사회생활을 하세요. 퇴근 시간 때문에 4쿼터 때 오거나 경기가 끝나고 와서 선물만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팬 중엔 제가 응원하는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늘 찍어주시는 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는 경기하면서 제 모습을 볼 수 없잖아요. 제가 어떤 표정으로 응원하고 춤추는지요. 그래서 팬이 찍어주신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하는구나’라고 알 수 있어서 좋아요.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고칠 수도 있고요.

 

 

Q.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을 보면 보람을 느낄 것 같아요.
경기가 끝나고 팬들에게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너무 예뻤어요’, ‘다음에도 안지현 치어리더 보러 올게요’같은 말을 들을 때 저 자신이 정말 뿌듯해요. 치어리더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안지현’이라는 사람을 몰랐는데 이제는 조금씩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생기니까 감사하죠. 그래서 쉬는 날에 잠도 자지만 팬 관리도 해요(웃음).  

 

Q. 반대로 안 좋은 평가에 대해선 상처도 받을 것 같은데요.
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치어리더는 보여지는 직업이잖아요. 저를 좋아해주는 분도 있고 싫어하는 분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 거 하나하나에 연연하면 저만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만 생각해요.

 

Q. 얘기를 들어보면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아요.
항상 잘 될 거란 생각을 해요. 지난 시즌에는 ‘삼성이 플레이오프에 갔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뤄졌어요. ‘이번 시즌에는 삼성이 순위가 더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단독 1위까지 해서 깜짝 놀랐어요. ‘내가 바라는 건 다 되는건가’하는 생각도 들고요(웃음). 사람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뭐든지 안 돼요.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잘 풀리는 것 같아요.

 

Q. 자신감을 갖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을까요?
각자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 거니까 다른 사람 신경 쓸 필요는 없어요. 사람마다 장단점이 있잖아요. 내 자신을 너무 깎아내리지 말고 높일 생각을 해야 돼요. 그러면 자신감이 생겨요. 자신감이 있어야 사는 게 즐거워요. 항상 남만 부러워하며 살순 없잖아요.

 

Q. 끝으로 막내 치어리더로서 팬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춤은 당연히 잘 추는 치어리더가 되고 싶어요. 또 매사에 열심히 하는 치어리더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사소한 것 하나하나 대충 넘어가지 않는 사람으로요!


프로필_
남자농구 서울 삼성, 여자농구 용인 삼성생명 치어리더. 1997년 10월 3일생.

사진_유용우 기자
장소협찬_Cafe Theater(카페 씨어터, 서울 동작구 사당1동 1010-28, 02-586-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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